3월20일 (로이터) - 최근 국제 원유 시장 변동성이 유가가 급락했던 2014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중반 이후 가격이 40% 이상 치솟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완만한 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9일 로이터에 따르면, 단기 유가 변동성은 2016년 초 이래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1월에는 2014년 8월 이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유가 변동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20일간 가격 표준편차는 2년전 80%에서 1월에는 13%까지 추락했다. 1990년 초 이래 역대 5번째로 낮은 수치다.
2월 초에는 유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소폭 상승했으나 단기에 그쳤고, 낙폭도 비교적 완만했다.
현재까지도 변동성은 1990년대 이후 백분위 28번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일간 가격 변동 표준편차가 마지막으로 2를 넘어섰던 지난해 6월 이래 어느 방향으로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변동성 실종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국가들이 감산에 합의한 2016년 말 이래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 9개월간 특히 두드러졌다.
글로벌 원유 재고가 급격히 감소했지만 미래 생산량이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할만큼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낙관론 속에 헤지펀드들의 석유 연계 선물 및 옵션 구매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기 매도 및 헤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시장의 유동성이 고조된 가운데 대규모로 쌓인 선물 및 옵션에 대한 포지션은 완만한 가격 변동을 유발했다.
낮은 변동성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프랑스 수학자 브누아 망델브로에 따르면, 원자재 시장 변동성은 다른 자산들과 마찬가지로 "온건한(mild)"상태와 "격렬한(wild)" 상태가 번갈아 나타난다. 하지만 온건에서 격렬로의 전환은 보통 경고 신호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진다.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되감기가 몰리거나 미국 셰일 생산량 증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석유 소비와 관련한 거시경제적 리스크 등의 리스크 요인은 향후 몇 달 동안 변동성을 급증시킬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 요인들에도 현재의 낮은 변동성이 놀라울 정도로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이전의 저변동성 기간은 2012년 중반에서 2015년 초까지 2년 이상 지속됐다. 현재의 '온건' 상태는 작년 초 이래 거의 15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으나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