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원유를 더 공급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추가 증산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6% 내린 배럴당 80.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80달러 근방까지 내려온 것이다. 유가는 10월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 역시 전날보다 3.40달러(4.01%) 폭락한 배럴당 81.32달러레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원유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 회의를 하루 앞두고 원유 공급 확대 기대감이 높아진 분위기였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오는 4일 회의를 통해 생산량을 결정한다. 시장은 OPEC+가 기존 합의인 하루 40만배럴 증산에 더해 추가로 생산량을 늘릴지 주목하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OPEC+에 추가 증산을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원유 생산자들과 러시아가 유가 상승을 위해 생산을 보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OPEC+ 회의가 눈앞으로 다가왔고, 산유국들이 기존에 합의한 하루 40만배럴 이상의 증산을 할 의지가 없어보이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원유 증산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원유시장에서 공급 기대가 나타났다.
지난주 원유 재고 역시 예상보다 증가하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329만배럴 늘어난 4억3410만2000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15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