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수년간 이 말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너그러운 국민이다. 지구상에서 미국보다 더 많이 기부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 기부 통계 기관 기빙USA(Giving US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자선 기부액은 사상 최대인 6,172억 달러를 기록했다. 6,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 중 개인 기부가 3,942억 달러, 재단이 1,171억 5,000만 달러, 유산 기부가 621억 9,000만 달러, 기업이 436억 7,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금액만의 문제도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부유층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자선 기부를 했고, 자원봉사에 시간을 낸 비율도 2023년 42%에서 49%로 늘었다. 전 세계 초고액 자산가 가운데 북미 기부자들은 지난해 1,150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그중 1,070억 달러가 미국에서 나왔다.
기빙USA는 이번 사상 최대 기록의 배경으로 ’견조한 금융시장’을 꼽으며, 증시 호황이 개인 기부를 4.1%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는 자본주의와 자선이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둘은 함께 간다. 미국인은 부를 쌓으면 그것을 나눈다.
갈 곳을 찾는 새로운 부의 물결
지금 인공지능(AI) 붐은 필자가 이 일을 해 오면서 본 그 어떤 것보다 빠르게 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벌써 그 부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고 있다.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만든 앤트로픽은 지난주 주주 승인을 전제로 자사 주식의 5%를 새로 설립하는 ’앤트로픽 공익기금(Anthropic Public Benefit Fund)’에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회사 가치가 정해진 기준치보다 50% 오를 때마다 2%씩 추가로 출연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기업가치 1조 5,000억~2조 달러 규모로, 역사상 최대급 IPO가 될 수 있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 5% 지분의 가치를 750억~1,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회사 차원의 출연과 별도로, 앤트로픽 공동창업자들은 각자 보유한 앤트로픽 지분의 80%를 자선 활동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회사의 상장 예비 투자설명서에 밝혔다.
작가 낸 랜스호프는 이를 ’미국 자선의 세 번째 물결’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AI로 축적된 부가 연간 370억~1,000억 달러의 신규 자선 기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이는 미국인의 기존 기부액을 6~17% 끌어올리는 규모다.

수표가 아니라 주식으로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있다. 그는 지난 월요일 이렇게 말했다.
내년에는 미국의 모든 어린이에게 제 SpaceX 주식 한 주씩을 주겠다. 이것은 앞으로 이어질 많은 기부의 첫걸음이다.
— 일론 머스크 (@elonmusk) 2026년 10월 19일
미국의 아동 수가 약 7,300만 명이고 그날 스페이스X 종가가 147.96달러였으니, 머스크의 기부 규모는 110억 달러에 육박한다. 세계 최고 부자인 그는 새로 도입된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를 통해 주식을 지급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AI가 가져온 막대한 부를 나누는 최선의 방법은 "주식을 대중에게 직접 나눠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만이 아니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 부부는 지난 7월 저소득층 아동 200만 명 이상의 계좌에 스페이스X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이클 델·수전 델 부부도 소외계층 아동을 위해 트럼프 계좌에 62억 5,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머스크 역시 거액 기부가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21년 약 57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바 있다.
필자는 이 아이디어가 무척 마음에 든다. 수표는 바로 써 버릴 수 있지만, 주식 한 주는 미국의 창의력에 대한 지분이며 수십 년간 계속 불어날 수 있다. 또 모든 젊은이가 일찍 깨우쳤으면 하는 교훈도 가르쳐 준다. 부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소유함으로써 쌓인다는 것이다.
트럼프 계좌를 아직 살펴보지 않았다면,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미 재무부는 사회보장번호(SSN)가 있는 18세 미만 아동 중 자격 요건을 갖춘 아이에게 계좌를 자동으로 개설해 주며, 부모나 보호자가 이를 신청해야 한다. 2025~2028년 출생아는 연방정부로부터 1회성으로 1,000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 가족은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추가 납입할 수 있으며, 자금은 과세이연 혜택을 받으면서 저비용 미국 주식 인덱스펀드에 투자된다. 18세가 되면 계좌는 전통적 개인퇴직계좌(IRA)로 전환된다. 머스크의 기부처럼 승인된 자선 목적의 주식 증여는 연간 납입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억만장자가 아니어도 된다
반가운 소식은 이런 기부에 담긴 원리가 규모와 상관없이 통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19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S&P 500 총수익지수의 모든 18년 구간을 살펴봤다. 아이가 태어날 때 1,000달러를 투자하고 매달 100달러씩 추가로 넣는다고 가정했다. 총 납입액은 2만 2,600달러다. 결과는 모든 구간에서 예외 없이 원금을 웃돌았다.
가장 나빴던 경우는 금융위기 바닥이던 2009년 2월에 끝난 구간인데, 그때도 계좌 잔액은 2만 7,914달러였다. 일반적인 결과는 약 5만 4,500달러였다. 올해 9월에 끝난 가장 최근 구간은 10만 4,704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1,000달러만 넣고 18년간 그대로 둔 경우와 비교해 보자. 이때는 보통 약 4,150달러로 불어나는 데 그쳤다. 종잣돈도 도움이 되지만, 진짜 부를 쌓는 것은 꾸준히 돈을 보태는 습관이다.
미국의 너그러움은 언제나 번영 속에서 자라났다. AI 붐은 여기에 새로운 장을 더하고 있으며, 이 붐을 이끄는 이들 중 일부는 다음 세대가 그 과실의 일부를 소유하기를 바란다. 다가오는 연말 연휴 시즌에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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