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AI 너머…이번 실적 시즌 주목할 종목 4선

입력: 2026- 10- 19- 오후 11:34
  • AI 불안과 금리 상승에 그간 낙폭이 컸던 경기방어주와 실물경제 관련주로 순환매가 몰리고 있다
  • 스틸 다이내믹스, 뉴코어, 크로거, 킴벌리클라크는 앞으로 며칠 사이 주요 실적 발표와 기업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 실적 발표 코멘트, AI 인프라 수요, 인수합병(M&A) 동향은 물론 중간선거 결과까지 이번 순환매가 지속될지를 가를 수 있다

10월은 이미 기술주 투자자들에게 한 차례 공포를 안겼다. 16일(금) 개장 전 기준으로 이달 들어 S&P 500 업종 가운데 하락세를 보인 것은 정보기술(IT) 업종이 유일했다. AI 불안과 금리 상승, 우려스러운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메가트렌드가 식어버렸다.

최근 주가 흐름은 또 한 번의 ’저가 매수 기회’로 판명될까, 아니면 더 심각한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걸까.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앞으로 몇 주 사이 훨씬 많은 것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1. 건전한 순환매인가, 혼란스러운 4분기 증시의 전조인가

현재 모멘텀 트레이더들은 평소 잘 찾지 않던 곳을 기웃거리고 있다. IT 업종이 부진한 사이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 소재 등 경기방어 업종과 금리 민감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들 실물경제 업종 우량주의 주가 차트만 훑어봐도 바닥을 다지는 듯한 패턴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통상 강세론자들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안전한 영역이 위험자산을 앞지르는 상황을 반기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경기방어주가 시장을 주도하면 장기 약세장이 임박했을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대규모 순환매일 수 있다. 고성장 AI 종목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진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과도하게 하락한 종목들로 옮겨가는 흐름이라는 얘기다. 결국 순환매는 강세장의 생명줄이라는 말도 있다. 어떻게 귀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결과가 어떻든 4분기에는 주목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계속 쏟아질 전망이다.

향후 거래일에도 시장의 내러티브는 여러 차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비(非)기술 업종 두 곳을 들여다보면, 트레이더들이 주시해야 할 이례적인 변동성이 예상되는 종목이 여럿 있다. 이들 종목이 AI 색채가 짙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기업 발표를 보면 데이터센터와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틱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실리콘밸리를 훨씬 넘어 광범위하게 뻗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스틸 다이내믹스·뉴코어: 3분기 잠정 실적 ’부진’

먼저 스틸 다이내믹스(STLD)다. 시가총액 350억 달러 규모의 이 소재 업종 기업은 10월 19일(월)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인디애나주에 본사를 둔 이 경기민감 기업의 주가는 지난 1년간 65% 급등했다. 미국 전역의 대규모 건설 투자 덕분인데, 그 원동력은 역시 데이터센터였다.

하지만 스틸 다이내믹스와 동종업체 뉴코어(NUE)는 9월 중순 부진한 잠정 실적을 내놓은 뒤 미끄러졌다. 스틸 다이내믹스 경영진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을 5.34~5.38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당시 시장 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가이던스 하단만으로도 영업 EPS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기대치 관리

스틸 다이내믹스가 가볍게 넘을 수 있을 만큼 기대치가 낮아졌을까.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주가는 지난 6개월 대부분 숨 고르기를 이어왔다. 2025년 8월 120달러에서 시작된 용광로처럼 뜨거운 랠리 끝에 6월 중순 289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연중반 이후로는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 새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했고, 통상 정책이 이 철강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월요일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시가총액 580억 달러 규모의 소재 기업 뉴코어 역시 비슷한 주가 흐름을 겪었다. 상승 이후 조정을 견뎌낸 것이다. 3분기 실적은 10월 26일(월) 장 개장 전 발표가 확정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둔 뉴코어는 인디애나주 유틸리티 송전탑 공장에 1억 500만 달러를 투자해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송배전 인프라에 쓰이는 전신주 등 제품의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서다. 전력망 개선은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이다. 최근 AI 관련 뉴스를 고려하면 경영진의 발언은 특히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것이다.

3. 크로거: 매출 부진·비용 상승·합병 무산 속 ’험난한’ 투자자의 날

다음은 크로거(KR)다. 앞으로 며칠간 크로거의 장바구니는 가득 차 있다. 미국 최대 독립 식료품 소매업체인 크로거의 실적 발표는 12월 초로 예정돼 있다. 당장은 10월 20일(화)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를 연다. 이 필수소비재 기업은 지난 10월 12일 3년간의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본사 인력 3,000명(약 8,200명 중 37%)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¹

이번 인력 감축은 AI를 통한 효율화의 부산물이다. 비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순매출을 압박하고 있으며,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디젤 가격도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크로거 주가는 최근 12개월간 9% 하락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화요일 행사에서 경쟁사 앨버트슨스(ACI)와의 갈등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할 것이다.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앨버트슨스는 업계 양대 강자 간 246억 달러 규모 합병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크로거가 최대 93억 달러를 배상하도록 해달라며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무산된 합병은 수년간 주가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으며, 이번 투자자의 날을 한층 뜨겁게 만들 수 있다.

4. 킴벌리클라크: 켄뷰 통합 앞두고 경영진 ’낙관’

마지막으로 킴벌리클라크(KMB)는 10월 15일(목) 낙관적인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확정 실적은 11월 5일(목) 장 개장 전 공개된다. 평소 조용한 편인 이 필수소비재 종목은 이날 5% 가까이 급등하며 2024년 4월 이후 최고의 하루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주들에게는 반가운 반등이었다. 그전까지 킴벌리클라크 주가는 전년 대비 18% 하락한 상태였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조정 EPS를 시장 예상치보다 약 0.11달러 높은 1.70달러로, 순매출을 41억 3,400만 달러(전년 대비 0.4% 감소했지만 예상치 상회)로 전망했다.

킴벌리클라크는 M&A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시가총액 330억 달러 규모의 이 회사는 10월 13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켄뷰(KVUE) 인수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인수 규모는 400억 달러(부채 포함 시 487억 달러)다. 향후 몇 달 안에 인수가 마무리된다면 긍정적인 잠정 실적 발표와 맞물려 성공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결론

AI 대표 기업이 아니더라도 주목할 만한 테마주와 최근 초과수익을 낸 종목은 많다. 투자 자금이 기술주로 쏠리며 소외됐던 실물경제 업종에서 절대·상대 강도가 모두 개선되고 있다. 국채 금리 하락,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 등 거시 여건은 변수다. 그럼에도 트레이더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이번 실적 시즌, 평소라면 눈여겨보지 않았을 곳에서 나오는 코멘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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