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 6월21일 (로이터) - 인도가 20일(현지시간)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국방과 민간항공 사업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전면 개방한 한편 애플 AAPL.O 이 인도에서 소매매장을 개설하는 데 놓인 규제 걸림돌도 제거해줬다.
지난 주말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오는 9월 4일 임기 만료에 맞추어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나온 대대적인 개혁 방안이라더욱 관심을 끈다. 라잔 총재는 글로벌 금융시장으로부터 인도 경제를 회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반대세력으로부터 정치적 공격을 받아왔다. 그가 돌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뒤 총재가 진두지휘하던 개혁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발표된 FDI 규제 개혁안을 환영하며 이 같은 변화가 인도를 "FDI에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로 만드는 동시에 국내 "고용과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자극"을 줄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평가했다.
싱가포르 소재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인도 전문가 실란 샤는 "정부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라잔 총재의 사임 결정에 따른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을 집권당인 인도 국민당(BJP)이 비하르 주의회 선거에서 야권에 큰 표 차이로 패배한 이후에도 모디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붙 잡기 위해 FDI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FDI 개혁안에 따르면 제약업과 소매업 부문 FDI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이번 규제 완화의 대표적 수혜자는 애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소매업체의 인도 현지 매장 개설을 위한 현지 공급 의무화(로컬 소싱, local sourcing)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가구유통업체 이케아 IKEA.UL 처럼 하나의 브랜드로 매장을 운영하는 소매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인도에 장비 제조 기술 이전을 꺼려왔던 국방 계약업체들은 정부의 승인 하에 현지 기업의 지분을 이전 상한선인 49%에서 최대 100%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또한 민간항공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 한도도 100%로 확대됐다.
인도 정부는 정부의 사전승인 없이도 외국 기업들이 제약업 프로젝트에 대한 브라운필드(brownfield) 투자 지분을 최대 74%로 확대하도록 허 용할 방침이다. 브라운필드 투자는 이미 설립된 회사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인수하는 투자방식이다. 제약업 관련 현지에 직접 공장을 세 우는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 방식의 경우에는 이미 외국인 투자 한도가 100%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