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대부분 국가의 건설경기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중동(MENA) 지역 건설시장은 전년 대비 3.4% 성장한 5033억 달러로 집계됐다.
중동 지역은 러시아 가스 제재, 석유·가스의 수요 및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막대한 수익 흑자를 창출했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가 가속화될 여지가 있고, 향후 전망 또한 여전히 밝다는 평가가 많다.
◇ 사우디 ‘Vision 2030’…네옴(NEOM) 인프라 구축 5000억달러 투입
4일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의 해외건설 인사이트 보고서(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이후 중동 건설시장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중동지역의 건설산업은 2023년에서 2027년까지 5년간 동안 연평균 4.4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 ‘Vision 2030’ 계획에 따른 GIGA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NEOM) 프로젝트 등 초대형 사업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중동지역의 건설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옴 프로젝트는 스마트도시, 항구, 산업단지, 연구센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관광 등 명소를 북서부 지역 26,500㎢ 부지에 총 5000억달러가 투입·개발된다.
당장 프로젝트 참여 인력의 숙소로 활용될 총 5만호 주거시설에 40억달러 투자가 시작됐다.
또 사우디 교통부는 리야드 내 Al-Nahda road Park의 현대화 및 유지 관리 사업을 위해 총 4억7500만달러를 투자해 오는 2025년까지 고속도로 복원, 도로 확장, 횡단보도 및 방음벽 건설 등을 완공할 계획이다.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는 “사우디는 비석유부문 활동에도 투자를 강화하며, 인공지능 전략 개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현지화를 포함한 인력 개발, 더 라인, 지속적 경제 전환 노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2023년 2분기 비석유 민간부문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5.8%를 기록하면서 비석유 산업 전반에서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사우디 외 주요 중동국가...에너지 중심 프로젝트
UAE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3.9%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의 국영 석유 회사인 아부다비 국영 석유 회사(ADNOC)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509억 디르함(1500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원유생산 능력을 2020년 일일 400만 배럴에서 2030년 500만 배럴로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UAE 건설산업은 ▲에너지 전략 2050 ▲아부다비 경제 비전 2030 ▲셰이크 자예드 주택 프로그램 ▲두바이 관광전략 등의 진보적인 UAE 정부 이니셔티브를 통해 보다 강화된 정책과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타르는 지난 2022년 월드컵 준비를 위해 투입한 막대한 지출의 기저효과로 인해 2023년 –5.7%, 2024년 –0.9%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급등한 LNG 가격이 2023년 1월 이후 55%가 급락(2023년 9월 초 기준)하면서 투자 및 공공지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집트 건설시장 역시 2023년 4.8%로 2022년 5.5% 대비 다소 둔화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기획경제개발부(MPED)에 따르면, 건설산업에 대한 총 공공투자는 2023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 “중동지역 현지화 강화…단기적 석유 화학 플랜트 수주”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는 “에너지 가격 상승, 건설 자재비 상승, 공급망 차질, 이집트 파운드화 약세로 인한 지속적인 경제 불안정이 건설시장 성장에 큰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2024년부터 2027년 사이에 주요 건설프로젝트에 힘입어 평균 9.2% 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우리기업들은 현지화 강화 정책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현지기업과의 협업 또는 파트너쉽 관계 구축, 유능한 현지 인재 영입, 경쟁력 있는 현지 기자재업체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80~100불/배럴로 유지되는 유가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석유화학 플랜트 증설 및 현대화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RE100 등 전 세계적인 그린 에너지 확대 추세에 발맞춰 우리기업은 관련 기술 및 산업 선점에 필요한 요건을 개발·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