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민영 기자] 세계 공정 자동화 솔루션의 선도 기업인 독일의 지멘스(SIE DE)의 4분기(9월 결산법인) 실적과 내년 가이던스가 시장 우려보다 양호했다.
지멘스의 공정 자동화 솔루션을 담당하는 디지털 인더스트리스(Digital Industries) 사업의 4분기 외형성장은 전년 대비 5% 성장으로 상당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전년 대비 수주 성장률을 기준으로 보면 전분기보다는 개선된 모습이라는 평가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특히, 우려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수주 성장률 감소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경영진은 최근 중국 자동화 솔루션 수요의 안정을 의미하는 초기 신호가 감지된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수주 및 외형의 측면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Digital Industries의 빈자리를 채웠던 사업은 의외로 철도를 담당하는 모빌리티(Mobility)로 전년 대비 신규 수주가 23% 성장했고 매출은 7% 성장했다.
지멘스는 공정 자동화 솔루션 중 Discrete 공정으로부터의 수요는 좋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Process 공정으로부터의 수요는 양호하다고 언급했다. 공정 자동화 솔루션 산업의 심리가 회복되기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서 경영진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도현 연구원은 "공급망 회복으로 인해 인도 기간이 짧아지면서 신규 수주 모멘텀이 하락하고 있다는 경영진의 언급은 이제 전혀 새로운 이슈가 아닌 국면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세계 자동화 설비 수요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제조업의 투자 모멘텀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시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상당히 커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다변화된 사업모델과 안정적인 수익성, 여기에 적절한 배당을 겸비한 지멘스라면 시스템 위험을 관리하면서 중국 제조업 투자의 회복을 노리는 전략의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