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세 남매, 경영권 분쟁 격화… 주총서 최고조 전망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각사 현물출자 및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형제 측은 임주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그룹을 통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사전에 통합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것도 문제 삼았다. 임주현 사장은 "연구·개발(R&D) 명가라는 한미 DNA를 지켜내고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통합 취지를 강조했다.
임주현 사장과 임종윤·임종훈 사장의 갈등은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양 측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과 임주현 사장 측 지분은 각각 40.57%, 35.00%다. 국민연금(7.66%)과 소액주주(총 20.50%)의 판단이 표 대결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OCI 이화영·이복영·이우현, 통합 전 잡음 없어
이우현 회장의 통합지주사 예상 지분율은 5.87%에 그치지만 우호세력인 임주현 회장이 회사 최대주주(8.62%)가 된다.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14.49%까지 오른다. 이화영·이복영 회장의 예상 지분율은 각각 6.64%, 6.61%에 그친다. 지분 합은 13.25%로 이우현 회장·임주현 사장의 합에 못 미친다.
OCI그룹이 차분한 배경에는 가풍이 꼽힌다. 이화영·이복영 회장의 부친이자 OCI 창업주인 이회림 회장은 이북 출신으로 우직한 사업 추진을 중요시했다. 한국에 정착해 1960년 안팎부터 40여년 동안 화학 사업에만 매진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전해진다. 이회림 회장은 생전 변함없는 소나무와 바위를 가장 아꼈다고 한다. 1917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이회림 회장은 해방 후 남한으로 와 1959년 OCI그룹의 모태가 되는 동양화학공업을 세웠다.
이우현 회장은 지난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숙부가 이번 통합을 적극 지지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합병을 앞둔 두 회사 총수 가문이 보이는 모습이 너무 달라 앞으로 경영 협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합병 조건이 OCI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