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지현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은 내달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 결의안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고려아연과 영풍은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내달 19일 주총 개최 일정을 공시하면서, 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풍은 지난 20일 “고려아연은 보통주 5000원의 현금 배당을 제안했으나, 영풍은 주주분들게 작년과 같은 수준의 이익배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통주 1주당 1만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수정동의 안건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미 주주환원율이 76.3%로 높은 수준인데, 영풍이 96%에 가까운 과도한 주주환원을 요구한다”며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 "고려아연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배당주로 유명"
지난해 기말 배당 5000원에 더해 중간배당 1만원과 1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76.3%로, 작년 50.9%에 비해서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주장은 고려아연 주주가 아니라 고려아연 배당금이 없으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할 수 없는 영풍 경영진을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3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29% 수준이다. 그러나 고려아연 주주환원율76.3%로, 한국 평균 주주환원율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배당주로 유명한 기업이다”며“자발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고 꾸준히 주주환원율을 높여 온 대표적인 주주친화기업”이라고 설명했다.
◇ "장씨 vs. 최씨 가문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
반면 “주주환원율이 5%에 수준인 영풍의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선 들어 본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3월 19일 주총에서는 표 대결도 예상된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이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지분 매입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지분을 우호적으로 확보해 33% 수준까지 높인 것으로 보며, 장 고문 측의 32%를 넘어 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와 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울산에 최대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5년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경영하고 있으며,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