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국제경제 불확실성과 고금리 상황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2024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은데, 주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을 듣고자 한다는 질문이었습니다. 과연 2024년 증시는 어떤 흐름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고금리 시대 이후 금리 하강기에 증시 역사는 안 좋았는데
주식시장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하지요. 금융장세 → 실적장세 → 역금융장세 → 역 실적장세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금리는 저금리 피크 → 금리상승 → 고금리 피크 → 금리하락 사이클이 동반됩니다.
고금리가 오래 지속되다가 금융시스템이나 경제에 크랙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경기가 냉각되고 기업들이 실적이 나빠지면서 날카로운 증시 급락이 발생하면서 역 실적장세를 과거 증시 역사는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때쯤 되면 중앙은행들은 경기를 다시 부양하기 위하여 뒤늦은 듯 금리 인하 등 완화적 기조로 빠르게 전환됩니다.
그런데, 금리가 피동적으로 하락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하였던 역사가 다반사였습니다. 2019년~2020년 연초, 2008년 금융위기, 2000년 IT버블 붕괴부터 2003년 이라크전쟁 때까지를 뒤돌아보아도 그다지 금리 인하 때 주식시장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거 선례가 있다 보니, 금리 인하 시기가 오히려 찾아온다면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리는 있습니다.
다만, 2020년 3월 이후 기존 경제 공식들은 모두 앞당겨졌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쇼크를 겪은 이후 금융시장과 경제는 너무도 빠른 반응이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과거 같다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되었어야 할 과정이 단 한 달 만인 2020년 3월에 모두 발생했던 것이지요. 역 실적장세와 금융장세가 숨 쉴 틈도 없이 휘모리장단처럼 몰아치며 지나갔었음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2022년 금리 인상 과정도 매우 전격적이었습니다. 실적장세를 제대로 누려보기도 전에 미국 기준금리는 0%에서 5.5%까지 올라섰습니다. 단,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에 말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칼질하는 과속차량처럼 미국 및 전 세계의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은 정신없이 휘몰아쳤고, 그 결과 기존의 공식들은 마치 깨진 듯한 현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납니다.
단적으로, 과거 금리 인상 초기에는 증시가 실적장세 속에서 강하게 상승하던 분위기와 다르게 이번에는 금리 인상 초기부터 글로벌 증시는 급락하고 말았지요.
오히려 금리라는 변수가 과거보다 빠르게 주식시장에 반영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3월에는 단 한 달 만에 과거 같다면 1~3년 동안 발생하였을 금융정책이 벌어졌고, 이후 금리 인상도 너무도 전격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차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분위기가 내림세로 돌아섰을 때 과거처럼 급락장을 암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하면, 증시 난이도 또한 낮아질 것
올해 증시를 시작하면서 “재수생의 마인드로 임하시라, 올해 증시도 난이도가 높다”라는 표현을 자주 드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리가 높아진 점은 증시 난이도를 높이기 때문이지요. 다만, 금리상승에 따른 증시 부담은 이미 선반영된 부분이 과거에 비하여 많지 않나 생각 해 봅니다.
따라서, 차후에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일시적으로 과거 증시처럼 휘청일 수는 있지만 의외로 하방경직 또한 강할 것으로 예상 해 봅니다. 이와 함께 낮아져 가는 금리처럼 시장은 점점 쉬워져 가고 있겠지요.
증시 난이도가 낮아진다는 의미는 체력이 좋은 투자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쉬운 문제일 것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 들어가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니 증시는 난이도가 높은 수준에서 투자자들을 웃겼다 울리기를 반복하면서 방향성 없이 애간장만 녹이지 않을까 염려될 뿐입니다.
2023년 11월 14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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