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슈
전일 미국의 4월 CPI가 4.9%로 2년만에 처음 5%를 하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0%)와 전월(5.0%) 수치를 모두 하회한 것이며 전월비(0.4%), 근원물가 전년비(5.5%), 전월비(0.4%) 모두 시장 컨센에 부합했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이번 헤드라인 물가가 전월보다 소폭 낮아진 원인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이 컸고 특히 에너지 가격이 작년 대비 12.6% 하락한 영향이 두드러졌다. 다만 헤드라인 물가 전월비 상승률이 지난달(+0.1%)보다 상승 속도가 가팔라진 점과 코어 물가가 헤드라인 물가를 상회하며 여전히 5.5%라는 높은 수치를 유지한 점이 시장에 물가에 대한 안도감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디폴트는 결코 없을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으나 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내 강경파들이 하원을 장악하고 부채한도 상향에 반대하면서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공화당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 상향하는 조건으로 연방정부 예산 삭감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의료, 안전, 교육, 일자리 등 중산층에 중요한 정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비난했다. 공화당은 내년 연방정부 예산 1,300억달러 축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백악관은 조건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채 1년물 CDS 프리미엄은 2011년 부채한도 협상 난항으로 X-date 이틀전 극적 타결되었을 당시(80bp)보다 2배 이상 높은 166bp를 기록 중이며 미국 초단기물 금리는 수주에 걸쳐 크게 상승하는 등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에너지
전일 WTI(6월)는 소폭 하락해 마감했다. 미 백악관은 의회에 청정에너지와 화석 연료 프로젝트를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요청은 부채한도협상 중에 나온 것으로 화석 연료 프로젝트 가속화를 요구하는 공화당측의 입장을 백악관에서 어느정도 관철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과 환경 단체들은 즉각 반대하고 나서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의 일관성 없는 에너지 정책 행보에 시장도 의문을 품고 있다.
한편 전일 발표된 API 재고가 36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민간 기업의 발표로 공신력은 떨어지지만 다음날 발표된 EIA 결과 값과 90% 가량 유사한 재고 등락 방향성을 보이는 만큼 나름의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가솔린 재고는 40만 배럴 증가, 정제유 재고는 394만 배럴 감소하는 등 상반된 움직임을 보인 점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3% 하락했다. 알버타지역 산불로 천연가스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캐나다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천연가스 물량 일부를 회복해 67억cfd에서 80억cfd를 기록 중이다. 또한 텍사스 서부 일부 지역의 수요가 감소해 일시적으로 천연가스 현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도 천연가스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1,004억cfd로 2주래 최저치를 기록 중이고, 다음주 천연가스 수요가 5억cfd 증가한 912억cfd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하단 지지력을 유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