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중국/일본] 중국의 일부 지방 정부가 주택 구매자들에게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동부 도시 웨이팡에서 2년 전 아파트를 구입한 에이미 왕은 지방정부가 주기로 한 10만위안(1900만원)의 보조금을 기다리고 있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그녀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바닥과 내벽, 각종 설비가 없이 껍데기만 있는 아파트를 구매했다. 그녀는 보조금으로 인테리어를 갖추려고 했다.
웨이팡 등 중국의 수십 개 도시에서는 주택 구매자에게 보조금 등을 지급해 부동산 경기 부양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업자에게 토지를 임대해 수입을 얻던 각 도시가 영향을 받아 일부 지방 정부는 보조금을 줄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구매자들은 실망하는 것은 물론 향후 지원책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게 됐다.
이런 상황은 중국 부동산 시장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중국 연구 부책임자 크리스토퍼 베드도르는 “가계가 지방 정부가 보조금을 약속대로 주기엔 현금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주택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중국 50여개 도시에서 150여명이 인민일보 웹사이트의 공개 의견란에서 보조금 미지급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3만위안(570만원)~30만 위안(5700만원) 수준의 보조금과 세금 환급 등을 약속했던 웨이팡의 관리들은 코로나19 유행과 경기 침체, 감세 등이 보조금을 주지 못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웨이팡이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재무부는 "1월 재정 수입과 지출 간의 불균형과 재정 보안에 대한 압력으로 주택 보조금 지급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웨이팡의 하이테크산업 개발구의 인사부서에서는 보조금을 일부 지급했으며, 더 많은 지급을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샹치우에서는 보조금이 준비되면 지급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답했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는 지방 정부가 토지 경매를 통해 예산 수입 대부분을 벌어들였다. 2023년 중국 전역의 토지 경매 수입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약 20% 감소했다. 지보, 샹추, 웨이팡에서는 토지 판매를 포함한 예산 외 수입이 같은 기간 30~50% 감소했다.
리서치업체 로디엄그룹의 파트너 로건 라이트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지방 정부에 있다는 점이 중국 부동산 침체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미지급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수와 금액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샹추의 공무원인 앨런 류는 이 도시의 일부 주택 구매자들은 보조금은 받았지만, 2022년 6월 가장 입지 좋은 곳의 아파트를 구매한 자신은 3만 위안의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