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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FX스왑 사태 바라보는 당국의 안이함..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18- 03- 23- 오후 01:10
수정: 2018- 03- 23- 오후 01:10
(칼럼) FX스왑 사태 바라보는 당국의 안이함..무엇이 문제인가

(칼럼) FX스왑 사태 바라보는 당국의 안이함..무엇이 문제인가

서울, 3월23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FX스왑 포인트가 급락하며 시장이 흔들린다. 금융당국 관계자가 은행 자금담당자들을 불러 묻는다. "스왑시장 왜 이래요?"

은행 자금담당자들은 답한다. "외화 유동성은 괜찮은데요. 선수들 포지션이 꼬였어요."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 그럼 외화 유동성이 아니라 포지션 문제네요. 우리가 할 게 없겠네요."

FX스왑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된 일이다. 당국 입장에선 FX스왑 시장의 불안이 새롭지도 않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스왑 포인트가 눌리다가도 외화자금시장의 상황이 변하고 라이어빌리티(Liability, 부채)스왑 물량이 나오는 등 상황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당국의 스탠스도 이해는 간다. 스왑 마진은 기본적으로 통화 간 금리 차에서 발생하는 만큼 달러 금리가 올라가면 스왑 마진이 하락하고, 원화 금리가 올라가면 스왑 마진이 상승하는 게 당연하다. FX스왑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이 현물 환율을 넘어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는다면 인위적으로 개입할 당위를 찾기 어렵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어느 시장이든 불균형이 심화되면 문제가 생긴다. 문제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더 큰 문제다. 시장 어딘가에 구조적인 왜곡이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장 어딘가에 잠재해 있는 이같은 왜곡은 라구람 라잔의 표현을 빌리면 폴트 라인(fault line), 즉 지진 유발 단층선이 될 수 있다. 당국이 현시점에서 이같은 폴트 라인을 무시한다면 향후 복합 위기 상황에 국내 금융시장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왜 그럴까?

▲ '포지션 때문이지만 포지션 때문만은 아닌'

지난 21일 FX스왑 포인트가 급격히 눌린 것은 분명히 포지션 때문이다. 분기 말을 앞두고 1주일물 FX스왑 포인트가 눌리기 시작하면서 전 구간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 한국은행의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스탠스, 지난 주말 1년 테너로 나온 대규모 에셋 스왑 영향으로 1년물 FX스왑 포인트는 지난 19일에 이미 -1220전까지 밀린 상황이었다.

FX스왑 포인트가 연일 눌리자 시장참가자들이 겁을 먹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 비슷한 문제로 대란을 치른 경험 때문에 분기 말 자금 수급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가뜩이나 이달 말일이 금요일이라 오버나잇 포지션으로 3일을 들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7일물 오퍼가 급증한 이유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한국은행 비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정책 비드가 나오지 않자 실망 오퍼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FX스왑 포인트가 무섭게 눌리기 시작하니 크로스 커런시 스왑(CCS) 금리도 따라 내려갔다. 스왑 시장의 패닉이 FX스왑이라는 물줄기를 타고 CCS까지 확산된 배경이다.

▲ 당국이 자초한 구조적 수급 왜곡

달러와 원화의 조달과 운용을 어느 정도 '미스매치'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지금 레벨에서 오퍼 포지션은 상당 규모의 역캐리를 감수해야 한다. 비드를 하면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런데도 수급은 오퍼 한 방향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단순히 기관의 포지션이 꼬인 것으로 본다면 운용자들의 학습능력이 문제다. 이같은 상황이 거의 분기별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사태는 이전보다 한층 더 위기의 규모를 키우긴 했다.

FX스왑 시장 문제의 핵심은 매번 돌아오는 롤오버 물량이 쌓이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줄 반대 포지션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 간 '네임 이슈'가 심각해지면서 이같은 수급 쏠림이 두드러졌다.

수급 왜곡의 주범은 '환 헤지 미스매칭 투자'다. FX스왑과 단기 CCS를 통해 환 헤지한 후 해외 장기 유동자산을 매입하는 소위 '환 헤지 미스매칭 투자'가 지난 2013년 이후 급격히 늘며 시장 왜곡을 주도했다. 단계적으로 보험사 등의 환 헤지 미스매칭 투자 한도를 완화해준 게 금융당국이다. 지난해에는 마지막 남아 있던 족쇄마저 제거했다.

오퍼 쪽 수급여건은 개선됐는데 비드 쪽 수급은 구조적으로 축소됐다.

외은 지점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되기 시작한 게 하나의 원인이다. 2008년 이전까지만 해도 외은 지점들은 리보 금리 수준에 조달한 달러를 FX스왑, CCS 거래를 통해 원화로 바꾼 후 원화채를 매입하는 재정차익거래 위주로 수익을 달성해 왔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높아진 달러 펀딩 비용, 글로벌 은행 내부적으로 강화된 RORWA(Return On Risk-Weighted Asset), 여기에 외환건전성부담금까지 고려해야 하면서 이들 은행들이 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 요구되는 최소 수익률이 높아졌다. 여기에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한국 디스카운트로 외은 지점들이 국내 은행과 라인을 여는 것에 소극적으로 바뀌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시장에 오퍼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비드는 꾸준히 감소하면서 달러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분기 말마다 홍역을 치르는 것이다.

▲ 복합위기 시 시장 제대로 작동할까..리보-OIS 스프레드 확대 주목

걱정되는 것은 복합위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 유동성 관련 탠트럼(발작)이 실제로 나타났을 때다. FX스왑 시장이 지금처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위기 국면에서는 심리적 파장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녹록한 것도 아니다. 3개월 리보 금리와 OIS(Overnight Index Swap) 스프레드가 유로존 재정위기로 시끄러웠던 지난 2011년 말과 2012년 초 수준을 넘어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벌어졌다.

3개월 리보 금리로 한 번에 자금을 운용하는 것과 하루짜리 무담보 금리로 매일 자금을 차입해 3개월간 운용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거래상대방 신용위험과 달러 펀딩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이 스프레드는 벌어지게 된다.

리보-OIS 스프레드 확대를 바라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각은 FX스왑 사태를 바라보는 국내 시각과 일맥상통한다.

미국의 단기국채 발행이 늘고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에 달러 예금 인출 압력이 커지면서 리보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 기술적 확대일 뿐 달러 자금 등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뱅크 달러 자금시장에 달러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전에 관측됐던 리보-OIS 스프레드 확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다시 이슈로 떠오른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시장의 평가절하에도 스프레드 확대가 이어진다면 펀더멘털과 수급 외에 가장 중요한 시장 동학인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는 홍콩 달러의 움직임 역시 리보-OIS 스프레드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경각심 가지고 대책 마련 고민해야

당국의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다. 경각심의 차원을 한 차원 높여여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해 11월3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한 금통위원은 한은 집행부에 "국내 보험사가 해외증권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외은 지점, 해외은행 위주의 스왑자금 공급 구조나 외화자금 조달-운용 간 만기 불일치 문제가 외환부문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없을지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는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는 데다 스왑자금을 중개하는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사정도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 같은 요인이 외환 부문의 리스크 요인으로 현재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2008년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이후 금융, 외환당국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국내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높여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FX스왑 시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문제를 단순히 외화 유동성 프레임 안에서만 바라보며 방치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이달 FX시장의 문제는 분기 말이 지나가면 또 어느 정도 해소될 여지가 있다. 다음 달 초부터 부채스왑 등으로 달러 자금이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6월은 어쩔 것인가? 9월은? 12월은? 올해 말까지 연준이 네 차례 금리를 올렸는데 하반기에 국내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한다면 어쩔 것인가? FX스왑 시장은 이 모든 변수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가?

당국의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때다.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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