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2일 (로이터) - 석유 수요가 2030년대 후반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영국 석유업체 BP가 내다봤다. 2040년 쯤에는 자율주행 전기차 및 공유 서비스 성장이 석유 수요를 압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BP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석유수요가 오는 2030년대 후반 일평균 1억1000만배럴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로열더치셸같은 다른 석유 업체 전망에도 부합한다.
BP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힘입어 여행 수요도 2배 이상 늘어나겠지만, 석유 수요 성장은 그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엔진 효율 표준 상향 및 전기차 및 공유 서비스 성장 여파다.
스펜서 데일 BP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040년 쯤 전기차 부문이 100배 성장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개인 차량보다 자율주행 공유차량을 통해 여행을 즐기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BP는 주행거리 기준 전기차 점유율에 주목했다. BP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총 주행거리 가운데 전기차 점유율은 제로(0)에 가까웠다. 그러나 오는 2040년쯤에는 3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전기차 대수는 현재 300만대에서 2040년쯤에는 3억2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자동차 20억대 중 약 15% 정도다.
데일 이코노미스트는 "주행거리 점유율과 자동차 대수 점유율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공유 차 증가 때문"이라며 "향후 자동차는 더 밀도있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연료수요는 지난해 일평균 1870만배럴에서 2040년쯤에는 일평균 1860만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연료 수요는 전체 석유 수요의 5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BP는 자율주행차량이 2020년대 초반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기 비용이 높다는 것은 차량 대부분이 공유서비스 제공업체들에 의해 구매될 것임을 의미한다.
데일에 따르면 전기차는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2.5배 더 주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30년대 자율주행차 위주의 공유 서비스가 엄청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운전자에게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지면, 차량공유서비스 비용은 40~50%가량 줄어든다"고 말했다.
BP는 2035년 전기차 대수 전망을 1억8000만대로 상향했다. 지난해 전망에서는 2035년 전기차 수를 1억대로 예상한 바 있다. 전망을 대폭 상향한 것은 오는 2030년대 말 하이브리드 카 및 전기차 판매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BP는 운송 부문이 석유 소비를 주도하겠지만, 플라스틱 제조 수요 역시 2030년대 석유 수요 성장의 주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BP, 셸, 토탈 같은 석유기업들은 향후 몇십년 간 석유화학부문 수요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데일 이코노미스트는 비닐봉지와 포장 등 플라스틱 소비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할 경우 석유수요가 최대 일평균 200만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기차 성장의 영향력에 맞먹는 수준이다.
BP에 따르면 전체적인 에너지수요는 수십년 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 경제 성장에 힘입어 연평균 1.3%, 2040년까지 3분의 1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는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일을 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데일은 지적했다.
예를들어 2040년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975년 대비 3배로 늘어나겠지만, 에너지 수요는 동일할 전망이다. 중국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2030년대에는 그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대에는 인도가 주요 성장 동력이 될 예정이다.
이어 BP는 재생가능에너지 부문이 오는 2040년 40% 성장할 것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에너지 중 점유율은 4%에서 14%로 높였다. 데일은 "재생에너지 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