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에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어야 하는 쌀쌀한 날씨가 찾아왔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우리가 느끼는 것과 상관없이 자연은 ‘지금은 가을’이라며 산과 길거리를 울긋불긋 물들이며 우리를 유혹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이나 나들이를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펜션이나 호텔처럼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자연을 느끼기에는 캠핑이나 백패킹만한 게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막상 캠핑을 하려면 여러 가지 챙길 것이 많은데 가방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마실거리가 있다. 술! 가을 경치를 만끽하면서 마시는 와인 한 잔의 여유를 위해 캠핑에 어울리는 와인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와인을 즐길 때도 예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풀세팅’이 아니더라도 캠핑을 위한 용품을 구비하다 보면 ‘헉’ 소리가 날 만큼 비싼 가격에 놀라게 된다. 자연을 벗삼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값비싼 와인은 오히려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즐거운 경험에 아주 조금의 행복을 가미하기 위한 캠핑 와인의 조건은 단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가성비 와인 하면 칠레가 떠오른다. 칠레 하면 최대 와이너리인 ‘콘차이토로’가 자동 연상된다. 콘차이토로는 1833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칠레의 유명 와인 브랜드. 특히 디아블로는 ‘1초에 1병씩 팔리는 와인’으로 등극하면서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300만 병을 넘은 지 오래다.
더욱이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매튜 쥬크가 디아블로 카베르네소비뇽을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카베르네 소비뇽”이라고 극찬했다. 캠핑의 대표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숯불구이, 삼겹살 등과도 완벽하게 매칭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을 것이다.
캠핑을 위한 와인을 고를 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 접근성이다. 캠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캠핑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일 중 하나가 바로 패킹(짐꾸리기)이다. 최소한의 짐으로 최대의 편리함을 누려야 하기에 패킹 목록을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가까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품목은 따로 적어 당일에 구매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 간단한 구매 목록에 와인을 포함시키면 어떨까. 와인을 너무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도 인정받는 와인을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축복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칠레의 프리미엄 와인 명가로 유명한 에라주리즈의 와인도 편의점에 등장했다.
에라주리즈의 편의점 전용 와인 ‘넘버 9’은 베토벤 교향곡과 그 교향곡에서 감명받은 유명 화가들의 명작을 레이블에 입혀 오마주한 와인이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둘러싸여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즐기는 한 잔의 와인. 더욱이 명화와 명곡이 곁들여진 예술 작품에 둘러싸인. 생각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가성비와 접근성을 모두 갖춘 또 다른 와인으로 샤토 무통 로칠드사의 무똥 까데 레드가 있다. 무똥 까데 레드는 프랑스 보르도를 대표하는 정통 와인이다. 샤토 무똥 로칠드의 명성에 힘입어 무똥 까데는 최초에 보르도 메독 지역의 5대 샤토 중 하나인 샤또 무똥 로칠드의 세컨드 와인이었다.
이번 주말엔 와인을 한두 병 장만해 가을 정취를 만끽하러 캠핑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단풍을 즐길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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