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산업의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 추진 선박’을 독자 기술로 건조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들어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 에너지 그룹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기술과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 회장은 스마트선박, 지능형 로봇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최첨단 조선·에너지 그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AI·ICT 활용해 디지털 전환 권오갑 회장
현대중공업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 연구소, 개인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 정보통신기술(ICT)을 중공업 사업에 접목하기 위해 KT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AI,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로봇 사업을 하는 현대로보틱스도 KT와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지능형 로봇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로보틱스는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KT는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적용을 담당한다.
AI의 미래를 예측하는 행사도 열었다. 지난달 25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열린 ‘AI 원팀 서밋(SUMMIT) 2020’은 현대중공업그룹뿐 아니라 KT,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9개 기업 및 기관이 함께 주최했다.
올 2월 ‘대한민국 AI 1등 국가’라는 모토로 출범한 ‘AI 원팀’은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한 총 아홉 곳의 산·학·연이 모여 AI 공동 연구와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AI원팀 사무국’의 성과 발표를 시작으로 참여 기관들의 출범 이후 성과와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AI 원팀의 중점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AI원팀에서 AI를 활용한 로봇 과제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존 산업용 로봇 분야에 이어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조선업 현장에서 안전요원들이 5G 기반으로 작동하는 360도 웨어러블 넥밴드를 활용하는 등 안전 강화 조치에 대한 연구도 지속할 방침이다. 친환경 기술 개발 가속화
현대중공업그룹은 탈(脫)탄소 시대에 대비해 차세대 선박 시장을 선도할 친환경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독자 기술로 전기 추진 선박 건조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예측 전문기관인 ID테크EX에 따르면 전기 추진 선박 시장은 2018년 8억달러에서 2029년 124억달러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조선산업에서 새로운 블루오션 분야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ICT 융합 전기 추진 스마트 선박 건조 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는 선박용 전기 추진 시스템을 전량 수입했지만, 독자적인 기술 개발로 전기 추진선 상용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선박은 지능형 통합제어시스템,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이중 연료 엔진, 직류(DC) 그리드 기반 전기 추진시스템 등 국내 최초로 네 가지 핵심 ICT 융합 기술이 고루 적용되는 친환경 스마트 선박으로 건조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산화탄소가 일절 나오지 않는 미래 선박 ‘암모니아 추진선’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서를 획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글로벌 엔진 제조사인 만에너지솔루션 등이 참여한 암모니아 추진 선박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서 암모니아 추진시스템에 대한 기본 설계를 맡았다. 암모니아는 연소 때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연료다.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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