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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판매 1위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 앞세워 새로운 도약

입력: 2019- 01- 11- 오전 02:08
가전 판매 1위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 앞세워 새로운 도약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전자제품 살 때 하이마트로 가요~.’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는 방송 광고용 노래(CM송)다. 아직도 귓가에 맴돌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친숙하다. 이 CM송처럼 롯데하이마트는 사람들이 가전제품을 살 때 친숙하게 들르는 곳이 됐다. 국내 가전 판매점 시장에서 2017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 점유율은 44.3%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제조사가 직접 판매 매장까지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독보적인 1등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12년 롯데에 인수된 뒤 또 한 번 도약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경계를 허문 ‘옴니 채널’을 통해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지만 롯데하이마트는 ‘옴니 전략’을 앞세워 계속 성장했다. 지난해엔 매출 4조원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2년 3조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매출을 6년 만에 1조원 가까이 늘린 것이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옴니 채널을 더 확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시너지 효과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체상표(PB) 상품과 미래형 상품으로 차별화해 수익성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점유율 44%로 독보적 입지

롯데하이마트 이외에도 국내에 가전 판매점은 여럿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전자판매’, LG전자의 ‘하이프라자’를 비롯해 전자랜드, 일렉트로마트 등도 가전을 전문적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가 늘 앞서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결정적인 차이는 옴니 채널이다. 옴니 채널이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옴니(Omni)’는 라틴어로 ‘모든 것’을 의미한다.

롯데하이마트는 2016년부터 매장에 ‘옴니존’을 마련했다. 옴니존에서는 진열하지 않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태블릿PC를 통해 살펴보고 구매하도록 했다. 가전은 부피가 크고, 진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옴니존으로 보완했다. 옴니존 내 태블릿PC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15만여 개에 이른다. 대형 매장도 1만 개 이상 상품 진열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혀 준 셈이다.

옴니존은 그동안 하이마트의 성장을 뒷받침해 온 판매 직원과 함께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소비자는 단순히 태블릿PC로 상품만 보는 게 아니라 직원으로부터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판매 직원은 업계에서도 전문성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약 80%의 판매 직원이 ‘세일즈 마스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세일즈 마스터는 한국산업관리공단이 인증하는 롯데하이마트 사내 자격 검정 제도다.

전문적인 판매 직원과의 상담은 온라인 쇼핑이 주지 못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온라인의 경험, 오프라인에서 직원과 소비자 간 신뢰. 이 두 가지가 결합하자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을 포함, 옴니존을 통한 매출이 2015년 1000억원 수준에서 2017년 6000억원을 넘었다. 작년에는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에서 온라인과 옴니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7.6%에서 작년 약 25%까지 치솟았다.

옴니스토어로 유통 혁신 이뤄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옴니존 확대에 나섰다. 매장을 통째로 옴니존으로 바꾼 ‘옴니스토어’가 대표적이다. 구리역점이 옴니스토어 1호점이다. 이 매장이 완성된 직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매장을 찾았다. 그룹 총수가 신규 매장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룹 내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통합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결과다.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는 상품으로 빽빽한 기존 매장과 완전히 다르다. 입구에 들어서면 ‘ㅁ’자 모양의 큼직한 테이블이 놓여 있다. 테이블 위에는 10여 대의 태블릿PC가 보인다. 이 태블릿PC로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까지 한다. 소비자가 질문할 게 있으면 언제든 직원을 부르면 된다. 전문 직원이 태블릿PC만 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카페와 서점도 매장 안에 뒀다. 소비자는 필요한 상품만 구입해 돌아가는 게 아니라 언제든 매장에 들러 차를 마시고 책을 볼 수 있다. 매장에 보다 자주, 오랜 시간 머무르게 해 친숙함을 느끼도록 하려는 의도다. 자연스럽게 롯데하이마트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12곳의 옴니스토어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소비자 체류 시간도 15분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선 옴니스토어가 온라인에 대응하는 ‘최선의 전략’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온라인에서 줄 수 있는 경험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가전 매장 일부를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처럼 바꿨다. 상품 매대를 치워내고 그 자리에 태블릿PC와 테이블, 의자 등을 놓았다.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문을 연 금천점에 옴니 채널을 구축했다. 상품 가격표 QR코드를 스캔하면 상품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결제 버튼을 누르면 카트에 담지 않고도 집으로 3시간 이내에 배송까지 해준다.

롯데하이마트와 형태는 다르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경계를 없앴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옴니 채널은 유통업계의 핵심적인 디지털 혁신 사례”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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