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이 사모펀드(PEF)와 투자은행(IB)업계 M&A 전문가 1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하반기 M&A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이 비핵심 사업은 매각하고 핵심·신성장 사업을 키울 수 있는 M&A를 모색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외국계 PEF 관계자는 이날 “SK, LG, CJ, 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세를 취했다면 이제는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핵심 부문을 내다 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기업의 특정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매각하는 거래(carve-out)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며 “기업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은 팔고 그 자금으로 신성장산업에 베팅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상수 삼일회계법인 딜부문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난 7월부터 M&A 거래가 늘어났다”며 “코로나19 같은 리스크가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다고 여기는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핵심 부문은 내다 팔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IB 관계자도 “이제 코로나19 사태 영향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잡힌 상태라 하반기에는 M&A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TMT(테크놀로지, 미디어, 통신) 분야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황 악화에 따른 자금난 또는 승계 문제 등으로 경영권을 매각하려는 중소·중견기업 매물도 쏟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중견 PEF 유니슨캐피탈의 김수민 대표는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뒤 은행에서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며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 관련 M&A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EF가 보유한 매물을 다른 PEF가 사는 세컨더리 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성산업가스, 폐기물 업체 코엔텍, ESG그룹 등 올 들어 성사된 대규모 거래 상당수가 세컨더리 거래였다. 김 대표는 “PEF가 인수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기업 계열사는 많지 않다”며 “펀드가 만기돼 매물로 나오는 다른 PEF의 물건을 사는 세컨더리 거래가 더 활발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분석했다.
김채연/김리안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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