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후 3거래일째 하락했다. 19일 5.74% 내린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던 20만원대도 깨졌다. 공모가(13만5000원) 대비 40% 높지만 시초가(27만원) 대비 30% 떨어졌다. 첫날 상한가에 매수한 투자자의 손실은 46%를 넘는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대부분 사라고 추천하고 있다. 7개 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냈다. 이날도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은 매수 리포트를 내놨다. 상장 후 첫 리포트다. 앞서 두 증권사는 각각 6일과 15일 빅히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각각 38만원, 26만4000원으로 전과 같았다. 현 주가보다 최소 30% 이상 오른다는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수급 문제와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댔다. 개인을 제외한 매도 물량이 약 200만 주로 이미 나올 만큼 나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매도 물량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다음달 중순부터 증권사들의 1개월짜리 보유 확약 물량 132만2416주가 시장에 풀린다. 6개월 뒤엔 기관 보유 물량 전체와 방시혁 의장(1237만 주), 넷마블(708만 주), 스틱인베스트먼트(242만 주) 등이 갖고 있는 주식도 팔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밸류에이션 비교 대상으로 삼아 38배인 12개월 선행 PER이 낮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도 많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 관련 매출 비중이 40%인 점을 감안하면 35~50배 사이를 적정 구간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엔터주에 플랫폼주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것이다. 업계에선 플랫폼주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는 플랫폼 자체가 가치를 갖고 있지만 위버스는 BTS라는 콘텐츠를 담아낸 유통 채널일 뿐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엔터 3사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엔터 3사의 12개월 선행 PER은 22~33배 사이로 이미 빅히트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라는 지적이 많다.
증권사들이 그리는 빅히트의 미래는 장밋빛 일색이다. 빅히트 주가의 고평가 여부, 위버스의 가치평가, BTS 인기의 지속가능성 등을 냉정하게 따져보는 시도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정작 증권사들의 추천을 믿고 투자에 뛰어든 이들의 미래는 우려스럽다.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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