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한앤컴퍼니 대신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또 한 번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코웨이와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등 세 번의 조(兆) 단위 초대형 거래에서 차순위협상대상자로 밀렸다가 역전한 경험을 갖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2년 7월 웅진그룹이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국내 1위 정수기 렌털업체 코웨이 인수전에서 KTB PE에 우선협상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우선협상 기간 KTB PE가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한 달 만에 우선협상자로 올라섰다.
2012년 ING생명 매각 과정에선 우선협상자가 두 번 바뀌었다. 처음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B금융지주였다. 네덜란드 ING그룹은 KB금융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뒤 반년이 지나도록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자 2013년 초 ING생명을 다시 매물로 내놨다.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보고펀드-동양생명 컨소시엄에 밀려 차순위협상자에 머물렀다. 이 거래 역시 자금조달 등의 문제가 불거져 ING생명은 MBK파트너스 품에 안겼다.
2016년 두산공작기계 인수전에서도 우선협상자였던 스탠다드차타드(SC) PE가 자금조달에 실패하자 두산그룹은 차순위협상자였던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MBK파트너스가 유독 역전승을 많이 거두는 데엔 국내 최대 PEF와 맞붙게 된 경쟁자의 부담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자금력이 뛰어나고 승부에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후보와 맞붙은 경쟁자들이 능력 이상의 가격을 써내다 보니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풍부한 인수합병(M&A) 이력을 바탕으로 거래를 최대한 신속하고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점도 역전승의 비결로 꼽힌다. MBK파트너스가 거둔 네 번의 역전승 모두 매각자가 재무구조 개선이나 법 위반 방지를 위해 매각을 서두른 사례였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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