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은행연합회 소비자공시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DLF·옵티머스·디스커버리·라임 등 펀드 사고에 따른 고객들의 민원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올 3분기 민원건수가 전분기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전 분기 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전체민원 감소 건수 중 펀드 비중 70%↑
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IBK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민원 건수(중복·반복민원, 단순 질의성 등 제외)는 585건이다. 이는 전분기(778건)과 비교해 24.8% 감소한 수치다.
특히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의 민원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두 은행의 민원은 전분기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기업은행의 3분기 민원건수는 44건으로 전분기 93건 대비 52.7%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2분기 201건에서 3분기 98건으로 51.2% 줄었다.
같은 기간 나머지 4개 은행들도 전부 민원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들 은행의 민원이 평균적으로 8.7% 감소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수치다.
두 은행이 이번 분기에 민원제기가 적었던 이유는 펀드민원이 급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두 은행을 상대로 접수된 3분기 펀드 관련 민원건수를 살펴보면, 기업은행은 총 5건으로 전분기(40건) 대비 87.5%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36건을 기록하며 전분기(132건)와 비교해 72.7% 줄어들었다.
3분기 두 은행의 민원 감소분에서 펀드민원 감소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기업은행은 줄어든 49건 가운데 펀드 민원이 35건을 차지해 그 비중은 71.4%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감소분 103건 가운데 펀드민원은 96건으로 93.2%에 달한다.
펀드민원이 급감한 배경을 놓고 금융권에선 각기 연루된 환매 중단 사모펀드 관련 민원제기가 어느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의 발목은 잡은 사모펀드는 라임펀드 사태와 디스커버리 펀드 등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최대 판매사다. 이 펀드 운용사의 2차례 연이은 디폴트로 지난 2분기까지 환매 지연규모는 914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기업은행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 중 하나인 '디스커버리 핀테크 글로벌(선순위) 채권 펀드'에 투자한 이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금의 110% 배상을 요구했던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사로 모두 관련돼 있으며, 옵티머스 사모펀드의 수탁업무 문제와도 엮여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분기에 접수된 민원은 3분기에 재민원을 넣어도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라면서 "두 은행이 이번 분기에 민원이 급감했다면 사모펀드 사태 해소와 별개로 사모펀드 관련 민원신청 자체는 이제 어느정도 마쳐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몰린 후 감소세를 이어간 경우는 우리은행 사례가 있다. 지난해 말부터 DLF 사태로 민원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은 지난 2분기 펀드 민원이 전분기와 비교해 66.4% 감소하며 전체 민원도 37.9% 줄어든 121건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