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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호텔롯데 상장…면세점 실적개선 '선결과제'로 부상

입력: 2018- 12- 25- 오후 03:25
남은 건 호텔롯데 상장…면세점 실적개선 '선결과제'로 부상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대규모 임원인사를 통해 뉴롯데의 발판을 다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음 과제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에 재시동을 건다. 당장은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롯데면세점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롯데그룹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단행한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이사에 이갑 전 대홍기획 대표를 내정했다. 이번 면세점 수장 교체는 지배구조 완성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그룹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실제 신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롯데케미칼의 지주 체제 편입과 금융계열사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빠르게 해치우며 남은 과제인 호텔롯데 상장만을 앞두고 있다.

신 회장의 지주사 체제의 핵심인 한국 롯데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롯데지주와 함께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계 법인의 영향력 아래 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 경영진이 보유한 호텔롯데의 지분율은 97.2%에 달한다. 일본 롯데가 호텔롯데를 매개로 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를 수직 지배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희석시키고,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장기적으로는 호텔롯데를 지주 체제 안으로 편입시켜 ‘뉴롯데’를 완성시키겠다는 청사진이다.

롯데는 과거에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수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경영권 분쟁, 검찰 조사 등 대내외 변수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16년 12조9231억원이었던 호텔롯데의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사드 보복에 따른 면세사업의 부진으로 지난해 1조원대로 급락했다.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스타에비뉴 코너' [사진=뉴스핌]
호텔롯데 영업가치의 대부분은 면세부문이 담당한다. 올해 상반기 면세사업부 매출은 호텔롯데 전체 매출에서 84.1%를 차지한다. 매출총이익의 비중은 91.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결국 호텔롯데가 상장을 위해선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급선무다. 이번 롯데면세점 대표 교체도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최근 몇 년간 3000억원 수준이던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 된 지난해 2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호텔롯데의 신용도도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올해에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28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0% 증가했지만 여전히 중국 당국의 ‘롯데 패싱’ 기조가 이어지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와 동남아시아·중동 등 해외 고객 다변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실제 롯데면세점의 동남아 고객 매출액은 올해(1~10월) 서울 시내점 기준 전년대비 46% 증가했다. 최근 3개월간 매출증가율이 약 62%를 기록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 회복도 필요하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일 년새 국내에서 이뤄진 특허심사에서 3차례 탈락하며 업계 1위 사업자의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42%에 달하던 시장 점유율은 올해 35%대로 떨어지며 독주 체제에도 균열이 생겼다.

신 회장은 면세사업 변화를 위한 첫 단추로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 이갑 신임대표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 출신으로 지난 2016년부터 대홍기획을 이끌어왔다.

상품·마케팅·기획 전문가로 정책본부와 대홍기획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롯데면세점의 글로벌 사업과 상품 기획 등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면세사업부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원활한 상장 작업을 위한 안정화도 꾀했다.

2015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주도해 온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을 세대교체 칼바람 속에서도 재신임했고,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역시 내년 임기만료를 앞두고 이번 임원인사에서 연임됐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지배구조 재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미뤄졌던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도 조기에 재추진 될 것”이라며 “수장이 교체된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선결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갑 호텔롯데 면세점부문 신임대표[사진=롯데지주]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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