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에너지를 저장·전송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또다시 불탔다. 정부가 지난해 집중적으로 발생한 ESS 화재의 원인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룬 지 이틀 만에 발생한 추가 화재다.
5일 경북 칠곡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0분께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태양광발전 시설(사진)에서 원인 불명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ESS와 인근 사무실을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칠곡소방서 관계자는 “ESS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방화 등 외부적 요인을 추정할 만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2017년 8월부터 시작된 원인 불명 ESS 화재사고는 총 22건으로 늘었다. 올해 1월 21번째 불이 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ESS 화재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해당 시설은 안전 보강조치를 했음에도 화재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불이 난 시설은 ESS 화재가 잇따르자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가동했던 곳”이라며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이 자체 점검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보강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ESS 화재가 급증하자 작년 말 전국 사업장 1490곳 중 불이 옮겨붙을 위험이 있는 곳의 가동 중단을 권고했다. 현재 522곳(35%)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고 나머지는 보강조치 등을 거친 뒤 가동 중이다.
이번 화재는 정부가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룬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산업부는 지난 2일 “ESS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종 결과 발표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6월 초 원인 조사 결과 및 안전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안전대책 발표는 당초 올 3월에서 5월로, 또다시 다음달로 연기됐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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