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11월05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이란제재를 앞둔 미국이 8개국에 예외를 일시적으로 허용할 것이란 소식에 투자자들은 과잉공급을 우려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55센트, 0.86% 내린 배럴당 63.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6센트 하락한 배럴당 72.83달러로 끝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달 초 약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5% 이상 하락했다. 당시 유가는 미국의 이란제재가 글로벌 시장 내 공급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 탓에 상승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컨퍼런스콜에서 이란제재 결정을 발표했다. 예외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오는 5일 이란제재가 발효된 이후에도 대규모 수입국들은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예외 허용 대상국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28개 회원국이 뭉친 유럽연합(EU)에는 예외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안에 따르면, 예외 허용은 최대 180일 동안 적용된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바흐람 카세미는 미국의 제재 재개를 우려하지 않는다고 이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최대로 압박하는' 정책 개시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 방송 프로그램의 '왕좌의 게임'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으로, '제재가 다가오고 있다. 11월5일'이라고 적혀 있다.
트레디션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시장리서치부문 이사는 "이란산 원유수출의 감소로 시장 내 공급이 부족해지리라는 우려는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밖에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시장은 유가의 저점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브라이언 훅 미국 대(對)이란 특별대사는 내년 글로벌 석유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고, 따라서 여타 국가들의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제로(0)로 줄이는 건 더 쉬워질 것이라 미국은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2일)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는 1개 감소한 874개를 기록했다. 4주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일주일 동안 뉴욕과 런던에서 WTI 선물과 옵션에 대한 투기적 거래자들의 순매수(net long) 포지션은 21만4590계약으로 2142계약 줄었다. 1년 만에 최소 수준이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