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월7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7일 1130원대 저항력을 다시 시험할 수 있어 보인다.
전날 달러/원 환율이 갑자기 속등한 데 따른 시장 여파는 남아있다. 환율 상승 배경을 두고 부진한 호주 지표가 촉발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위안화 반등,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재개 움직임 등 다양한 재료들이 거론됐다.
다만 결론은 달러/원 하락에 대한 시장 기대가 이전보다는 확실히 꺾였다는 점이다. 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5%로 지난 전망 때보다 0.2%p 하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 성장률 또한 2.8%에서 2.6%로 낮췄다.
간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의 약세가 두드러졌는데 도비시한 통화정책 기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달러도 힘을 얻기에는 부족했다.
작년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연준 베이지 북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과 관세가 미국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이래저래 세계 경제와 관련된 우려가 시장을 재차 압박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도비시한 통화정책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양상이다. 오늘 오후에 있을 유럽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역시 경제 전망 하향 조정과 함께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완화적 스탠스로 선회하면서 국제 외환시장은 갈피를 못잡는 분위기다. 위험선호심리 개선 여부와 경제성장 관련 우려가 서로 맞물리면서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글로벌 달러도 등락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일단 다시 한번 상승탄력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물론 아직 박스권 전망이 유지되고 있고 거래도 그 안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박스권 하단은 이전보다 분명 올라왔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대응과 관련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중국 증시 급등에도 코스피는 오히려 하락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는데 대한 시장 우려도 적지 않다. 아울러 국내 주식시장에서 슬금슬금 빠지고 있는 외인 자금은 MSCI 신흥 지수에 중국 A주 확대와 맞물리며 이래저래 달러 매수심리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달러/원 환율이 당장 급등할 일은 없겠지만 상단 쪽으로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바뀔 여지는 높아졌다. 1130원대를 앞두고 시장의 발걸음이 바빠질지 주목된다.
(편집 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