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으로 정유주 투자자의 근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정유주는 매년 배당수익률 상위권을 지켜온 고(高)배당주다. 올해도 예년처럼 높은 배당수익을 올린다면 추가 조정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1000원(0.56%) 상승한 17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올해 최저가인 17만2000원까지 떨어졌다가 기관투자가의 저가 매수세(77억원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상승 반전했다. 에쓰오일은 1000원(0.94%) 내린 10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이달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미국, 러시아발(發) 공급과잉 및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가 겹치면서 배럴당 3.64달러(7.30%) 하락한 46.2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8월 월평균 배럴당 6.7달러를 찍은 뒤 조정에 들어간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12월(1~18일 평균) 2.8달러로 급락했다. 정유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과 동시에 수요가 위축되면서 마진이 축소되고 있다”며 “재고평가손실이 커지는 것도 정유사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배당이 정유주 추가 하락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14일 기준으로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을 감안해 전망한 올해 배당수익률은 SK이노베이션 4.34%, 에쓰오일 3.53%다. SK이노베이션은 신한금융투자의 코스피200 평균 배당수익률 전망치(2.2%)보다 1.6~1.9배 높다.
전망치대로 나오면 국제회계기준(IFRS) 시행 이후 SK이노베이션이 에쓰오일을 2013,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배당수익률에서 앞서게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작년 결산 기준 배당수익률은 4.34%와 4.80%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수) 감소와 40~60% 수준의 배당성향을 감안하면 올해는 에쓰오일의 배당수익률이 SK이노베이션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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