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월22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22일 전날 급락에 대한 부담감을 반영하며 속도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전날 환율의 낙폭이 예상보다 컸던 만큼 이에 대한 해석과 향후 전망을 두고 시장내 의견이 분분하다.
그간 원화 약세 변동성을 자극했던 악재가 호재로 탈바꿈하면서 원화 약세를 되돌리려는 호흡이 빨라졌다는 해석이 우선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양국간 1차 무역합의가 무난하게 진행되자 그간 무역분쟁 구도에서 위안화보다 더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던 원화에 대한 약세 유인이 완화됐고, 이에 원화 약세 되돌림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다음주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이같은 차별화된 통화정책 경로가 그간 원화 약세 베팅에 대한 포지션을 언와인딩 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사실상 브렉시트 관련 리스크가 원화에 직접적인 재료는 아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민감도는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전날 역외 중심의 강도 높은 롱 포지션 청산이 있었고 이에 환율은 3개월래 최저치로 속락했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기술적 관점에서는 추세 전환 시그널이 켜졌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120일 이평선을 본격 하회한데 대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상 대내외 여건이 크게 달라진게 없는 만큼 원화 강세 추세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이번 환율 급락이 펀더멘털보다 이벤트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만큼 이에 대한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서다.
물론 시장은 펀더멘털보다 이벤트에 먼저 반응한다. 하지만 올해 원화 약세가 이벤트 뿐만 아니라 한국 펀더멘털 부진을 함께 반영해왔던 만큼 단순히 시장 호재만을 보고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기는 뭔가가 부족해보인다.
아울러 그간 원화와 결을 같이 해온 위안화의 추가 강세가 제한되고 있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지난주 연일 하락하던 미달러지수는 뉴욕장 후반 소폭 반등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역외거래에서 1170원을 일시적으로 하회했던 달러/원 환율은 뉴욕장 마감 부근에는 1170원대로 반등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급락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저점 매수세가 이날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아설 수는 있겠다. 하지만 롱 심리가 크게 타격받은 만큼 이제 환율은 하락 재료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높아졌다. 무엇보다 시장참가자들의 뷰가 크게 혼재되고 있는 만큼 환율이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커졌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무역협상이 잘 되면 12월 발효 예정이었던 관세가 철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2단계 협상은 1단계보다 더욱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미-중 무역 낙관론이 국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달러/원, 전날 급락에 따른 부담에 속도조절에 나서겠지만 환율의 추세 전환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하는 시장참가자들의 대응이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