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투성이인 포스코강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선박에 쓰이는 후판과 관련이 없음에도 국내 조선3사가 카타르에서 수주한 ‘23조원 잭팟’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엉뚱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8일 5.70% 상승한 1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1만99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포스코강판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43.97%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락장(3월 19일) 이후 두 배 가까이(97.40%) 뛰었다.
특히 지난 2일 오후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카타르와 사상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건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날인 3일 곧장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형 선박에 철강업체들의 후판이 공급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개인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역시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인이 대거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LNG선 수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포스코강판에 개인의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회사 내부에서도 “호재 없이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의아해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강판은 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업체다. 선박에 쓰이는 후판과는 연관이 없다. 가전용 파이프, 자동차 머플러 등에 쓰이는 도금강판과 건자재에 쓰이는 컬러강판의 매출 비중은 94%에 달한다. 가전, 자동차, 건자재 등 고객사 실적도 좋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가 급감한 탓이다. 컬러강판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지만 주가 급등을 이끌 호재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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