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처가 주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의 의견을 듣는 비공개 청문을 18일 실시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지만, 허가취소 결정을 번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다.
◆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파장 어디까지
인보사는 연골을 만들어 관절염 통증을 줄이는 유전자치료제다. 2017년 7월 12일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을 때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사람 연골 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가 성장하게 하는 인자(TGF-β1)를 도입한 동종유래 연골세포가 담긴 2액이라는 자료를 제출했다.
인보사-K[사진=코오롱생명과학] |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사실을 식약처에 알렸고 3월 31일부터 인보사는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조사 끝에 지난 5월 28일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는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추후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가 허가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환자, 주주들이 줄줄이 소송에 나섰다.
인보사 투여 환자 244명은 인보사 판매사인 코오롱생명과학과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 주주 294명은 회사와 등기이사 등을 상대고 93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냈다. 국내 손해보험사 10곳도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300억원대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허가 취소가 확정돼 인보사가 불량과제로 분류되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 지급받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금 중 2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여기에 더불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이웅렬 코오롱생명과학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보사 원료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도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서도 18일 열리는 청문회 이후 식약처의 결정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8일 청문회는 인보사 사태 이후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에 덮친 이 같은 악재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지만, 허가취소 결정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전반적이다.
◆ 코오롱생명과학 "고의적 잘못 없었다" 고수… 업계 "허가취소 번복 어려울 듯"
코오롱생명과학은 18일 "인보사 인·허가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는 있었지만 고의적 잘못은 없었다"는 취지의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주어진 시간 동안 의견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껏 주장해온 조작이나 은폐가 없었다는 입장을 전반적으로 피력하고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데이터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가 28일 허가 취소를 발표한 이후에도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조작과 은폐 사실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더불어 식약처의 허가취소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에 대한 행정소송은 의견 청문 이후 내부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식약처에서는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가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미 허가취소를 밝힌 만큼 허가변경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자료를 살펴봐야겠지만,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하자가 있었다는 판단이 나온 만큼 품목허가 취소가 번복되기는 어렵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처분이 흔하게 나는 결정이 아니다"며 "이미 식약처에서 자료가 허위라고 지적한 만큼 허가취소가 번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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