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07일 (로이터)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경기가 완만한 정점을 지나고 있으며, 경기 상승이 완만했던 것처럼 하강도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이날 월간 경제동향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등 내수는 다소 약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KDI의 김현욱 경제전망실장은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경기 변곡점에서 지표가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번 동향 분석에서는 (엇갈리는 것을 넘어서) 좋아지는 지표보다 나빠지는 지표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경기 둔화라는 강한 표현을 쓰기에는 애매한 상황으로 보이고, 우리는 경기가 완만한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해도 내려가는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라온 게 가파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려갈
때도 완만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 성장세도 급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KDI는 보고서에서 "기계류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빠르게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도 전반적인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소매판매 증가율이 낮아지고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는 등 민간소비의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또 "이와 같은 수요 측면의 상황을 반영하여,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 추세는 더욱 완만해지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도 일부 서비스업에서의 취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는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신형 기자;편집 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