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21일 오전 11시26분
한국가스공사가 2분기에 좋은 실적을 내고도 주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데다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유가·환율이 모두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영구 교환사채(EB) 발행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21일 한국가스공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00원(0.78%) 오른 3만8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회사 주가는 지난해 10월 8일 6만2400원을 찍은 뒤 내리막을 타며 현재까지 38.14% 떨어졌다.
이 회사는 2분기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0% 급증한 2047억원을 올렸음에도 6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분기 영업이익 급증은 가스 공급비용 정산이 늦어져 한꺼번에 반영된 ‘일시적’ 결과일 뿐이라는 투자자들의 생각 때문이다. 반면 영업환경은 험난해졌다. 유가 하락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판매가격은 떨어지지만, 환율 상승으로 LNG 수입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초 배럴당 75.3달러였던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지난 20일 56.13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11원80전에서 1208원90전으로 뛰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가스공사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약 30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낸다는 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가파른 금리 하락세도 부담이다. 가스공사가 정부로부터 보전받는 적정 투자보수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 등을 바탕으로 산정된다. 이 회사가 올해 적정 투자보수에 적용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3%지만,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랫동안 하락하며 21일 연 1.222%까지 주저앉았다.
실적 부진으로 배당금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목표주가를 5만7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낮추면서 예상 배당금도 한 주당 134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회사가 추진 중인 영구 EB 발행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구 EB는 발행회사가 지정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투자자에게 주는 채권으로, 발행회사엔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가스공사는 2014년 발행한 3086억원 규모의 영구 EB를 22일 전액 상환할 예정이다. 영구 EB 발행 후 교환 대상인 자사 주가가 한 번도 교환가격(6만6000원)을 넘지 못하자 곧바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연 1.8%의 이자만 받고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자본으로 인정받은 금액이 단숨에 유출되면서, 회사는 다시 영구 EB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EB는 주식교환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란 기대가 뒷받침돼야 발행할 수 있다”며 “가스공사로선 주가가 어느 정도 반등해야 본격적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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