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14일 (로이터) - 1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나타냈다. 중동의 긴장감과 사상 최대 수준의 투기적 매수 포지션이 유가를 지지했지만 미국의 산유량도 증가해 상승폭을 제한했다.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2센트, 0.04% 상승한 배럴당 56.76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36센트, 0.6% 내린 배럴당 63.16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62.61달러까지 하락했다.
산유량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긴장감이 유가를 지지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사우디의 산유량이 다시 일평균 1000만배럴을 넘어섰으나, 사실은 더 생산할 수도 있었다"며 "지금은 새로운 수준의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1년 전보다 줄었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더들은 중동의 긴장감이 공급 차질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달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숙청 작업은 사우디의 정치 안정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예멘에서의 전쟁과 사우디와 이란 간 긴장감 고조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요소들이다.
트레이더들은 전날 이란과 이라크를 강타한 강력한 지진이 현지 산유량에 영향을 미쳤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트레이더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 간 감산협약으로 2014년 이후 유가를 압박했던 공급 과잉이 줄어든 것도 유가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바레인은 지난 9일 발생한 주요 송유관에서의 화재는 이란의 파괴공작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은 내년 원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은 감산협약이 초과 원유 재고를 줄일 것이라며 내년 글로벌 원유 시장이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사우디의 산유량이 일평균 1000만배럴을 상회했음을 밝혔다.
컨설팅업체 티메라 에너지는 "5년 평균치를 웃돌고 있는 선진국들의 원유재고 초과분이 올해 50% 이상 감소해 현재 1억6000만배럴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치를 회복할 것"이라며 강력한 수요가 공급 과잉을 제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들은 지난 7일까지 일주일 간 브렌트유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늘려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니저들이 보유 중인 매수 포지션은 약 5억4400만배럴 규모이다.
런던캐피털그룹의 재스퍼 로울러 시장 전략가는 "전반적으로 OPEC 회원국들의 감산에 확신을 갖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며 "OPEC과 비회원국들은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생산업체들은 지난주 원유 시추공을 9개 늘려 738개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 8월과 9월, 10월에는 원유 시추공 수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주 원유 시추공이 3주 중에서 2주에 걸쳐 증가하면서 미국의 원유 산업이 현재 유가에서 편안하게 생산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