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28일 (로이터) - 미국 달러 가치가 27일(현지시간) 4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미국과 멕시코가 무역합의에 도달하자 시장에는 위험선호심리가 고개를 들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통화 관련 안전자산 베팅을 일부 청산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4% 내린 94.768를 기록했다.
달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설 이후 이미 압박받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24일 파월 의장은 통화긴축 기조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합의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과 멕시코는 이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양자협상을 타결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의 재협상이 합의에 도달했으며, 캐나다와의 협상도 즉시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 영향으로 달러/멕시코 페소는 0.8%, 달러/캐나다 달러는 0.5% 하락했다. 금융시장 전반에도 위험선호심리가 나타났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츠의 칼 샤모타 글로벌 상품 및 시장전략 부문 이사는 "NAFTA 전망은 밝아졌다"라면서도 "주요 불확실성은 남아있으며, 향후 며칠 안에 새로운 협정이 발표될 가능성도 여전히 꽤 낮다"라고 말했다.
달러 가치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욱 점진적이 될 것이라는 예상 탓에 더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긴축 속도가 약간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4일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평에도 연준의 금리인상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수준으로 가속화한다는 명백한 징후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9월 및 12월 금리인상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더욱 매파적인 메시지를 기대하며 달러 강세에 베팅한 이들 사이에는 실망감이 나타났다.
이달 중순 달러 가치는 적어도 1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부양정책을 펼치는 동안 금리를 인상하는 연준을 비난했고, 그 여파로 달러 가치는 약 2.3% 내렸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외환전략 헤드는 "잭슨홀 연설의 의미는 연준이 현재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 더 빠르게 긴축을 단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경로를 따르면서 금리인상 전망은 올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이날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은 지난 2007년 이래 가장 평평한 수준을 나타냈다. 수익률곡선 평탄화는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유로/달러는 0.5% 오른 1.1677달러를 나타냈다. 장중에는 1.1693달러로 4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3% 내린 111.08엔에 거래됐다. 파운드/달러는 0.37% 오른 1.2891달러를 나타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