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최근 2020년도 최저임금이 859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14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청와대 전경. yooksa@newspim.com |
-이번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해 공익위원 6명 정도가 사용자 측의 제시한 금액을 찬성한 게 됐다. 그게 공익위원이 정부 요청에 의해 결정한 거 아닌가 한다. 그만큼 많은 인원이 경영계 입장을 찬성했다는 것은 정부입장 대변한 거 아닌가, 정부에서 요청한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최저임금위 논의과정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사실은 최저임금위원들이 모여서 새벽까지 논의하는 과정은 그 당시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서 굉장히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불확실 게임 상황’이다. 거기서 결과가 나오는데 정부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정이 있고 난 직후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그 현장에서 누구보다 과정과 사정 잘 알고 있는 분이 본인이 생각했던 거보다 조금 낮아서 놀랐다고 표현 쓰신 걸 언론에서 봤다. 그런 걸 감안하면 정부가 공익위원들에게 어떤 영향력 행사할 생각도 없고, 행사할 방법도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9분 공익위원 중,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지만, 예컨대 6:3으로 표가 나눠졌다면 공익위원들도 고용사정, 시장 수용도 등을 감안해야한다는 최근의 한국사회 분위기를 감안하셨던 결과로 생각한다. 그 표결이 맞다면 그자체가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투표결과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정부와 협의해서 보완대책 만들겠다는데, 내년 예산하고 세법개정안 반영을 이야기했다. 세법개정안은 이달 안으로 발표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세법개정안은 어떤 방향으로 해서 보완책을 생각하고 있나?
▲짐작하시겠지만 지금 내년도 예산안, 세법개정안 작업 한창 진행 중이다. 그 큰 틀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시점이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 거라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 어쨌든 조만간 구체적 내용이 확정될 거라 생각되는데, 이와 관련해서 저희와 협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예를 들어 이런 내용이 전체적인 대책에 포함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감을 갖고 있다. 최저임금 관련 직접 지원 정책으로 일자리안정자금, 두루누리 사업, 건강보험료 보장성 강화 등 이 지난 2년 동안 진행돼왔다. 그런데 내년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지난 2년과는 크게 차이가 나서 기존의 직접적 지원정책 내용들도 좀 다듬고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다. 세 가지 사업이 같은 기조로 갈 순 없는 거니까. 두 번 째로 정부가 이미 여러 가지 계획 발표했지만 EITC(근로장려세제) 확대강화나 한국형 실업구제제도, 건강보험료 보장성 강화 정책 등등 꼭 최저임금 정책과 관련된 건 아니지만 포용국가를 위해서 우리국민 전체 생활비를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들이 상당부분 내년도 예산안이나 세법개정안에 담길 수 밖에 없다. 그런 부분들이 소득주도 성장의 외연을 확인하면서 각각의 요소들에 형식 적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예산안, 세법개정안들이 다듬어져야한다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인다면 최근 여러 사업장에서 노동쟁의가 많았다. 우정사업본부 등. 학교비정규직이라 표현되지만 비정규직은 아니다. 신분이 보장된 공공부문 공무직으로 전환됐으니. 이런 여러 상황들을 보면 지난 2년 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총 40만명에 가까운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신분이 안정화된 직위로 바뀌었다. 이건 과거 정부 어디에서도 이루지 못한 큰 성과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신분이 보장되고 안정된 직무 직위에서 근로조건의 개선은 여러 가지 국민경제적 비용이 감안해서 장기적으로 이분들의 근로조건을 안정적이고도 합리적으로 개선해나가는 장기 플랜 같은 것들로 저희들이 고민하고 있다. 또 현실적으로 민간부문에서 이뤄지는 것이긴 하지만 하도급 거래 단계에서 2차, 3차 협력 업체들의 거래 조건이나 거기에 소속돼 있는 노동자들, 여기에 아마 불안정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이 집중돼 있을 거니까 그런 부분 근로조건 개선하는 종합적 차원에서 지원대책과 관련 예산들이 집중적으로 배정돼야 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인상률이 이전 2년과 다르기 때문에 이전 2년에 대비한 정책들은 합리적으로 조정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 부분의 예산 축소되는 방향으로 본다는 걸로 이해해도 되나?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될 것 아닌가. 정말 확정된 거 아니지만, 첫해 인상률이 16.4%, 둘째 해 인상률이 10.9%였다. 최저임금 인상되는 그 인상분은 공공부문 인건비에 바로 영향 미쳤다. 이게 2.87%로 낮아져서 공공부문 인건비 절감되는 액수가 있을 거다. 저희들이 잠정적인 수치는 이미 머릿속에 갖고 있는데 그런 어떤 예산의 절감 부분을 또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기존 지원대책 중 일자리안정자금, 두루누리 사업 등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라 기본 스킨이 설계돼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낮아지는, ‘페이드 아웃’되는 그런 스킨으로 마련돼 있었는데 페이드 아웃되면서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률이 달라졌으니 이 세 가지만 놓고 보더라도 같은 예산이라도 어느 부분에 집중적으로 배정돼야하느냐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하는 그런 측면들이 있다. 또 하나 좀 더 포괄적으로 말씀드리면 말 그대로 소득주도 성장은 올리고 낮추고 넓히는 이런 세 가지 요소들의 종합 패키지다. 그중 최저임금은 가장 직접적으로 직접 임금 부분을 다루는 정책 요소인데, 생활생계비를 낮추고 사회안전망 넓히는 것은 이른바 경제학적 용어로 하면 ‘간접임금’ 부분이다. 최저임금 통해서 직접임금 올리는 부분이 여러 가지 시장 수요도 등을 반영해서 속도조절 하게 된 거고 그 부분으로 메우지 못한 건 정부의 예산지원 정책 등을 통해 간접임금 등으로 메우려 한다. 특히 우리사회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타겟팅해서 지원하는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 아닌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이후 노동계 반발 분명히 있다. 앞으로 보완해 나가는 부분에서 노동계 목소리가 어떤 식으로 반영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사실 정말로 제일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사관계의 기본 원칙은 ‘노사정의 틀, 경사노위에서 논의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고, 모든 경제주체, 즉 노조도 법을 지켜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정부와 노동조합, 특히 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의 관계, 노정관계 신뢰가 최근에 흔들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노정관계 신뢰를 회복하고 다지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같이 결부돼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특히 노조 쪽에서는 반발하는 것이 어떤 의미에선 당연하다고 보지만 그런 것이 우리 국민 모두의 공감대나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우리 사회가 일정 부분 받아들이는 것이 있는 만큼 이런 것이 노정 관계의 신뢰를 다지는 그런 노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고 이를 위해서 당정청 차원에서 여러가지 대화 노력들을 이어갈 것이다. 가능하면 경사노위방문부터 시작해서 노동시민사회아 좀 충실한 대화분위기 만들어가는 그런 노력 이어갈 것이고 이걸 통해 짧은 시간 내 완전히 해결되기 어렵겠지만 노정관계 신뢰를 다져가는 계기 되길 바란다.
-시장에서 수용하지 못해 이런 결정이 나왔다고 하는데, 최저임금 결정에 아무 관여도 정부가 안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절차적으론 그럴 수 있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고용자 측의 여론, 주장만 듣고 청와대가 포기한 게 아니냐고 읽힐 수밖에 없는데.
▲고용상황, 시장수용도라고 하는 추상적 기준만으론 얘기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그걸 위한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인데. 이런 말씀을 드렸다고 해서 최저임금위원회에 정부가 의지가지고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의사표시하거나 영향력 행사했다는 건 아니지만 단순히 정부 혹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 측 의견만 받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 최근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깜짝 놀랐는데 소득주도성장특위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관련한 굉장히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여러분 다 아실 텐데, 근로자와 자영업자들 크게 두개 카테고리 나눠서 설문조사했을 때 자영업자 측에서 말 그대로 사용자 측 의견이라고 할 수 있는 동결 주장에 상당히 높은 비율 나온 것은 당연히 이해가 되지만 최저임금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는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동결 내지 소폭 인상이 저희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굉장히 높은 비율로 나왔다. 소득주도 성장특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이니 조작했을 리가 없을 것 같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에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사용자 측의 의견만 과잉 반영된 그런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우리사회 전체의 명시적,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직접임금부분을 대폭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면 그 모자라는 부분을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과 예산 지원을 통해서 간접 임금의 형태로 생계비를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형태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정부에서 일하는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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