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 다문화자녀를 위한 기술전문학교인 A고등학교 재학생들은 3년 동안 특정 기술을 습득하고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한 후 졸업하지만, 취업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귀화 면접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법무부의 국적허가까지 1년 6개월 이상 걸리고, 취업할 수 있는 비자나 한국 국적이 없어 집에서 허송세월하거나 유학 비자를 받을 목적으로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
취업 요건을 갖추고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다문화가정의 외국국적 자녀(중도입국자녀)는 별도의 취업 비자나 한국 국적 취득 전이라도 우선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사천시가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신문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사진=사천시청] |
중도입국 자녀는 외국에서 태어나 살다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한국인과 재혼하거나 귀화해 한국에 함께 온 외국 국적의 자녀들로, 법무부 통계 기준 올해 6월 현재 약 9800여명(19세 미만)이 거주 중이다.
중도입국 자녀는 대부분 부모와의 동거 비자로 거주하면서 국내 학교에 다니는데, 졸업 후 취업하려면 한국 국적이나 취업 비자가 필요해 고등학교 졸업 무렵 한국어능력을 갖추고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취업 요건을 갖춰도 바로 취업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원하는 다문화특성화고등학교나 대안학교 등에서 대학 진학 외에 취업과 사회 진출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도입국 자녀가 기술 관련 자격증과 이중 언어 능력 등을 갖추고 귀화시험에 통과해도 국적 허가 결정까지 심사기간이 1년 이상 소요돼 조기 취업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다문화가정의 고등학교 졸업예정자가 국적취득 이전이라도 우선 취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법무부에 제도개선 권고했다.
제도개선은 국가공인 기술·기능·서비스 자격증을 취득하고 귀화시험에 합격한 국내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에 대해 동거 비자 상태에서 '체류자격 외 활동'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도입국 자녀들은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기업은 이들을 글로벌시대의 이중언어 인재로 육성할 수 있게될 전망이다.
안준호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부모를 따라 한국에 귀화할 예정인 외국 국적의 자녀들이 조기 취업함으로써 다문화가족의 사회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사회통합을 향한 정책 기조에 발맞춰 다문화가족에 대한 포용적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