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에서 1978원을 송금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받아주세요.’
잠을 자려 누웠는데, 문자 알림음이 났다. 매일 얼굴을 보는 동료가 보낸 문자였다. ‘땅을 파봐라 돈이 나오나’란 말이 있지 않은가. 받아보기로 했다. 기자의 토스 계좌에 1978원이 바로 입금됐다. 손가락 몇 번 움직여 과자 한 봉지 값이 생겼다.
간편송금업체 토스는 올초부터 가입자 확보를 위해 현금을 지급하는 ‘송금지원금’ 이벤트를 하고 있다. 개인별로 8만원의 송금지원금을 주고, 연락처에 등록된 친구에게 돈을 보낼 수 있게 했다. 지인 간 입소문을 통해 앱(응용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하는 행사다.
다른 지인에게 ‘공돈’을 주기 위해 연락처를 몇 개 클릭해 봤다. 사람마다 보낼 수 있는 금액이 적게는 몇십원, 많게는 1000~2000원으로 제각각이었다. 송금지원금 탭 맨 아래쪽에는 ‘이벤트 예산 ××만원 남음’이라는 표시가 뜬다.
토스의 ‘현금 살포’는 지나치게 과열된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선불전자지급업자인 토스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이벤트라 문제 될 여지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전자금융법상엔 이런 내용을 감독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핀테크(금융기술) 기반의 간편결제업체나 송금업체들은 이런 ‘현금 이벤트’를 통해 크게 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대표적이다. 위챗페이는 중국판 세뱃돈인 훙바오를 억위안(1억위안=약 170억원) 단위로 뿌리면서 ‘국민 앱’으로 거듭났다.
최근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간편결제 앱인 라인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300억엔대 증자를 했다. 일본의 새 연호인 레이와를 축하하면서 라인페이 이용자들에게 1인당 1000엔(약 1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공짜로 나눠줬다. ‘현금 천국’인 일본에서 간편결제를 활성화해보려는 의도가 담겼다.
카카오페이도 결제 및 송금 후 ‘리워드 받기’를 클릭하면 랜덤으로 현금을 돌려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십수원이 들어오니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받아보면 역시 기분은 좋다. 네이버페이도 지난달 말까지 포인트 5만원을 충전하면 2%를 더 얹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핀테크 업체들은 가장 좋은 마케팅이 ‘현금’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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