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이온 온도 1억도를 달성한 국가핵융합연구소 인공태양 연구장비 KSTAR.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얻는 ‘인공 태양’ 연구가 한걸음 더 나아갔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인공 태양 연구장치인 ‘KSTAR’를 통해 중수소 이온(원자핵) 온도를 1억 도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1억 도는 지구에서 핵융합 발전을 시도할 수 있는 기준점이다.
핵융합연구소는 13일 지난해 8~12월 수행한 실험에서 이온 온도 1억 도를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초전도 토카막 장치(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설비)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온 온도를 1억 도까지 높인 것은 세계 처음이다. 중국과학원 플라즈마 물리연구소는 지난해 11월 토카막 연구장치 ‘이스트(EAST)’로 플라즈마 온도 1억 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온이 아닌 전자의 온도 기준이었다.
온도를 다소 낮추면 고온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핵융합연구소의 KSTAR는 지난해 7000만 도(전자 온도) 플라즈마를 90초간 유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5000만 도(전자 온도)에서 100초를 버틴 중국과학원의 이스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석재 핵융합연구소장은 “올해는 플라즈마를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는 중성자입자빔가열장치-2(NBI-2)를 도입해 이온 온도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초 넘게 유지하는 실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태양의 중심부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원자핵이 결합해 헬륨의 원자핵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빛과 열이 발생한다. 인공 태양도 실제 태양과 원리가 똑같다. 태양은 강한 중력 때문에 1500만 도만 넘어도 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지구에선 최소 1억 도의 온도가 요구된다. 안정적으로 핵융합 발전을 할 수 있는 최적 온도는 1억5000만 도 안팎으로 알려졌다.
핵융합 발전은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성 물질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에너지 효율도 높다. 이론적으론 바닷물 1L 포함된 수소를 반응시켜 휘발유 300L를 얻을 수 있다. 세계의 이목이 인공 태양 연구에 쏠려 있는 이유다.
한국은 인공 태양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갖춘 나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이 투자를 소홀히 한 사이 한국과 중국이 인공 태양 연구 선도국으로 발돋움했다. 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 기술을 활용해 전기를 얻을 수 있는 시점을 2050년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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