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국민연금이 1일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행사 범위는 정관 변경으로 한정해 최소화했다. 다만 단기매매차익 반환 부담이 있는 대한항공에 대해선 경영참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한진은 이로써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를 적용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제도 도입 이후 반년 만이다.
재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도 불이 옮겨 붙으면서 여야 간 공방이 거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19년도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19.02.01 leehs@newspim.com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주주권 행사를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지지의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는 경영참여를 선언한 이후의 매매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과거 발생한 단기매매차익엔 반환 의무가 없다”고 했다. 단기매매차익 반환 부담 탓에 경영참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
그는 “금융위원회 고시인 ‘단기매매차익 반환 및 불공정거래 조사·신고 등에 관한 규정’ 제8조에 따라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할 경우에는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경영참여 전 이뤄진 매매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논란은 스튜어드십코드의 도입과 정착을 흔들고 방해하려는 부당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자질을 언급하며 “중대한 탈법이나 위법행위를 저지른 대기업으로 인해 국민연금 수익률의 악화를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앞으로도 유사 사례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핌 DB] |
자유한국당은 즉각 강한 유감을 표했다. 정부가 관치, 연금사회주의 물꼬를 텄다는 주장이다.
이명수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국민연금은) 정부 돈이 아님에도 국민의 허락없이 주주권 강화라는 미명 아래 정권 입맛대로 기업을 길들이는 데 사용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한국당 보건복지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이 보장돼있지 않고 인사 전문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기업 처벌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 수익률은 지난해 -1.5%를 기록,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수익률 제고라는 국민연금 본연의 취지를 망각한 채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시행하려는 문재인 정권의 의도에 강한 의심을 표한다”고 했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도 “실력있는 기금운용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을 빠져나가고 있는데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고작 자리다툼과 자기사람 심기로 소일하는 판”이라며 “무슨 민간회사 경영을 걱정하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국당은 의결권 행사한도를 5%로 제한하는 법안과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관련 대응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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