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월17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4% 넘게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비아가 석유항 운영을 재개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을 주목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2.95달러, 4.15% 떨어진 배럴당 68.0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3.49달러, 4.63% 하락한 배럴당 71.84달러로 마쳤다.
장중 브렌트유는 배럴당 71.52달러까지 내렸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주 유가는 리비아, 노르웨이, 이라크에서 발생한 공급 차질 탓에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분은 이날 상쇄됐다.
지난 13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공급부족 사태가 시장에 타격을 줄 경우 러시아와 다른 산유국들이 일평균 100만배럴 증산을 단행할 수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미국이 전략적 비축분을 시장에 내놓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유가를 압박했다. 해당 안이 실현될 경우 시장 공급량은 늘 수도 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둘러싼 우려도 유가 하락 요인이었다. 부채규모를 관리하려는 노력 속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속도는 느려졌다. 지난 6월 중 중국의 공장생산 증가율은 2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무역전쟁이 고조된 여파로 투자와 수출에도 우려스러운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GDP가 약간 둔화한 건 심리적인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라며 "중국이 지금은 괜찮지만, 예상한 만큼 강하지는 않다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석유 생산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석유항은 재개했지만, 리비아 샤라라 유전의 산유량은 최소한 일평균 16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4일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노동자 2명이 미상의 단체에게 납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1일 NOC는 석유 수출항 4곳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석유수출 장악을 시도했던 동부지역 세력들은 수출항을 넘겼다. 아울러 장기간 지속됐던 남서부 엘필지역의 가동중단 사태도 종결됐다. 이틀 뒤에는 일평균 약 30만배럴에 달했던 샤라라유전의 산유량이 감소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연안 석유가스 시추공 내 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속화했다. 임금과 연금을 둘러싼 마찰 탓에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더 몰려나왔다. 고용주들은 새로운 안을 제시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15일 사마와 마을에서 시위대와 치안부대가 충돌했다. 그 결과 시위자 두 명이 사망했다. 시위대는 공공서비스와 부패를 문제삼으며 남부 도시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아직 시위는 원유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은 상태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