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인도가 주춤한 사이 인도네시아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약 3%만 더 오르면 사상 최고점을 찍는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유가 등이 우호적이고,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개혁정책이 속도를 내는 등 인도네시아 증시 전망이 밝아 관련 펀드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분석했다.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5.5%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사상 최고점(6689.29)까지 152.83포인트 남았다. 작년 11월 이후 상승률은 12.1%에 이른다. 같은 기간 베트남 호찌민지수(-0.7%, 2월 4~8일 휴장)와 인도 센섹스지수(7.3%) 상승률을 웃돈다.
국내 인도네시아 증시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치솟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KINDEX 인도네시아 MSCI’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3개월 동안 15.8%의 수익을 올렸다. 지수 상승률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은 배당 재투자를 포함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배당성향(배당총액/순이익)은 인도네시아가 41.5%로 한국(17.5%)보다 높다. 같은 기간 NH아문디자산운용의 ‘Allset 인도네시아포커스A’ 펀드와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MSCI 인도네시아 선물’ 상장지수증권(ETN)도 각각 8.7%와 10.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는 인도네시아 증시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떨어지고 통화 가치가 안정을 찾으면서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불안이 누그러졌다”며 “인도네시아 증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무역분쟁에 지난해 급락했던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는 지난 10월 저점 대비 9.1% 반등하며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오는 4월 치러지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도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014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과감한 개혁과 규제 완화를 앞세워 당선됐지만 약한 정치 기반 탓에 공약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 2억6500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잠재력이 큰 나라로 꼽히지만 각종 규제와 낙후된 인프라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위도도 대통령이 재선과 의회 입지 강화에 성공한다면 개혁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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