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6월01일 (로이터) -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의 가격 격차가 적어도 3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브렌트유가 소폭 오른 반면, WTI는 원유재고 감소 소식에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WTI는 1.17달러, 1.7% 내린 배럴당 67.04달러로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14센트 오른 배럴당 77.56달러로 끝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362만배럴 감소했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52만5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그러나 원유재고 감소는 최근 발생했던 WTI 하락세를 무마하는 정도로만 영향을 끼쳤다. 지난주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가 올해 말 종료될 것이라는 신호가 나와 WTI는 상대적으로 더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원유 운송 기반시설이 아직 미약한 점 때문이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는 "시장은 장기적인 산유량 증가 추세가 정유공장 처리 문제, 송유관 용량 문제와 결합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EIA의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산유량은 일평균 1047만4000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기록은 일평균 1025만9000배럴로 5000배럴 하향 수정됐다.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격차는 이날 한때 배럴당 11달러를 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3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격차는 1개월도 채 안돼 두배로 불어났다. 미국의 송유관 용량이 적어 내륙에서 생산된 석유를 운반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 격차가 벌어질수록 WTI는 브렌트유 대비 경쟁력이 상승하게 된다.
한 걸프만 소식통은 OPEC과 비(非)OPEC 산유국들이 올해 말까지 산유량을 일평균 180만배럴 줄일 계획이나, 공급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 산유국들이 합의안을 점진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주 다른 소식통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합의 참여국들의 산유량을 일평균 100만배럴 늘려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공급 감소분을 상쇄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알렸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수석 매니저는 "지난주 사우디와 러시아의 발표 당시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쪽에 베팅하려는 유인이 생겼을 수도 있다"라며 "(브렌트유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일부 제거되기를 바라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미국 내 유가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