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를 했는데 웃을 일이 아니네요.”
KB금융그룹의 한 임원급 인사는 최근 국민은행이 ‘금융권 취업 희망자 선호 1위 직장’에 올랐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오히려 이런 소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얼마나 편하게만 일하는 회사로 보이면 이런 것으로 1위를 하느냐”고 인사 관련 부서 등에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올해 금융권 취업준비생 126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금융회사를 조사한 결과 국민은행이 전체의 45.2%(복수응답)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전체 구직자의 절반가량이 국민은행을 ‘다니고 싶은 직장’으로 꼽은 것이다.
문제는 선호하는 이유였다. 해당 직장을 선호하는 이유로 49.6%가 ‘직원 복지제도가 우수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높은 연봉’(42.5%)이 뒤를 이었다. ‘평소 기업 이미지가 좋아서’(29.2%) ‘가장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으로 보여서’(27.8%) 등은 비교적 응답률이 낮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다른 장점도 많은데 복지가 좋은 회사라는 부분만 강하게 인식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1인 평균 급여는 약 9000만원이다. 금융권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노동조합 활동이 다른 은행보다 활발해 복지 수준도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허인 행장 취임 이후 휴가 사용률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기로 하는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환경도 좋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 관계자는 “여가를 중시하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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