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12일 오후 3시25분
KCC가 신소재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유리, 홈씨씨, 상재사업을 분할한다. 알짜사업을 떼어내면서 부채 대부분을 떠안는 방식이어서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기대할 효과가 미미하다 보니 이번 분할이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무적 부담 가중
KCC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500원(1.73%) 오른 26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인적분할 발표와 함께 신소재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지만 하락세인 주가를 크게 반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KCC는 지난 5월8일 ‘어닝쇼크’ 발표 이후 주가가 24% 떨어졌다. 이 회사는 주택 공급물량 감소에 따른 건축자재사업 실적 악화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22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8.9% 감소했다. 순이익은 3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2% 줄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주력사업 일부를 떼어내기로 하자 재무상태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분할 예정인 유리사업은 KCC의 건자재사업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KCC는 분할 과정에서 부채 3조2922억원(3월 말 기준) 중 2조9908억원을 가져가기로 했다.
신영증권은 인적분할 이후 KCC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이날 이 회사 목표주가를 종전 38만5000원에서 32만원으로 낮췄다.
5월 마무리한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이 대폭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부채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KCC는 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액 중 2조원 이상을 외부차입으로 조달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 같은 재무상황을 반영해 5월 KCC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계열분리 수순 밟나
이번 인적분할이 KCC의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KCC가 보유 중인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19.9%가 분할 과정에서 KCG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정몽익 KCC 사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5%)로 있는 회사다. 정 사장이 인적분할 이후 보유 중인 KCC 지분 8.8%를 형인 정몽진 KCC 회장과 다른 오너 일가가 보유한 KCG 지분 30.35%, KCC 자사주 6.85%와 교환해 KCG 지분을 대거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정 사장은 주식교환을 통해 KCG 지분 46%를 쥐면서 실질적으로는 코리아오토글라스까지 지배할 수 있다”며 “현금 유출 없이도 계열분리가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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