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금리 인하 이후 3개월 만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제성장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이사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65%로 0.60%p,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p,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계대출금리의 경우 연 4.50%에서 3.90%로 0.60%p 내렸다.
앞서 ECB는 지난 6월 세 정책금리를 모두 0.25%p 인하하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왔다.
ECB의 금리인하 결정에는 물가상승률 지표가 전망치에 부합하게 나타난 점과 내수 시장의 침체 가능성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통화정책성명문을 통해 “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전망의 최신 평가 결과와 기저 인플레이션의 역학 및 통화정책 전이 강도를 검토한 결과 통화정책 제약 정도를 추가적으로 완화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물가상승률 지표는 전반적으로 예상치에 부합했고, 최근 ECB의 전망치도 기존 인플레이션 전망을 확실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로존의 경기에 대해 “여전히 자금 조달 여건이 제한적이고 경제활동은 민간 소비와 투자 부진을 반영해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8월 2.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과 비교해 0.4%p 낮아진 것으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성장도 둔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3% 증가하며 1분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유럽의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독일 GDP가 2분기 –0.1%를 기록한 것이다. 또한 ECB도 이날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8% 하향 조정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ECB가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으나,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리에 대한 ECB의 경로는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며 “인플레 기대치를 고려할 때 예금금리 인하는 신중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 유로존의 경제 성장에 따라 향후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르스텐 브로제스키 ING리서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는 “ECB 예측은 유로존 경제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더욱 암울해지는 성장 전망이 더욱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