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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인사이드] 쌍용차, 살아남을 수 있나

입력: 2020- 12- 22- 오전 03:49
© Reuters.  [ER인사이드] 쌍용차, 살아남을 수 있나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출처= 쌍용자동차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쌍용자동차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채권자의 자산 처분 시도를 법적으로 보류시키는 대신 일정 기간 정상영업할 수 있는 전략을 택했다. 법원 인가가 날 경우 4개월까지 정상 영업함으로써 경영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

쌍용차는 21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와 함께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결정 등을 신청했다.

지난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1000% 넘는 채무비율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금융기관에 차입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등 위기가 커짐에 따른 결정이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를 인가할 경우 쌍용차는 채권단 임의로 자산을 매각당하는 경우에서 자유로워져, 자의로 자산을 처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회생방안을 전개할 수 있다.

회생절차 신청을 인가받은 뒤 이를 자발적으로 보류할 수 있는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도 동시에 제출했다. ARS 프로그램은 최대 3개월까지 회생절차 일정을 보류한 뒤 기존과 같이 정상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제도다.

쌍용차는 ARS 프로그램을 적용받을 경우 법원에서 정한 기간 동안 채권단 의지에 따라 자산이 임의 처분·압류되는 일에서 자유로워진다. 동시에 정상영업을 실시해 수익을 창출하고 채권단에게 계속기업가치를 납득시켜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등 방안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 회생절차를 취하할 수있다.

법원이 쌍용차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쌍용차는 내달 중순 이후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가 지난 2009년 1월 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한달 가량 지난 2월 6일 회생절차 개시를 인가받은 점을 고려할 때 추측할 수 있는 일정이다. 쌍용차는 이에 따라 내년 4월 중순까지 채무이행 부담에서 자산을 보전받고 정상영업을 실시할 수 있다.

쌍용자동차를 회생시키기 위한 기수 역할을 맡은 대형 SUV 올 뉴 렉스턴. 출처= 쌍용자동차

쌍용차가 해당 기간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고부가 가치를 지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렉스턴을 정상 출고함으로써 밀려드는 구매 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쌍용차는 지난 10월 중순 올 뉴 렉스턴의 사전 구매계약을 개시한 후 24일 간 정식 판매계약 사례를 포함해 총 5500여건의 구매 신청 건을 접수했다. 올해 월 평균 1만대에 못 미치는 자동차 판매실적을 거둔 쌍용차에겐 고무적인 수치다.

쌍용차는 올 뉴 렉스턴을 원활히 출고하고 고객 서비스를 일정하게 제공할 수 있음을 시장에 인식시켜줘야만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다. 또 정부가 내년 개별소비세율 인하 정책을 6개월 연장 시행할 계획을 밝힌 만큼 쌍용차에겐 올 뉴 렉스턴의 호조를 이어가기 위한 무대가 마련됐다.

쌍용자동차가 지난 7월 공개한 준중형 SUV E100(코드명)의 렌더링 이미지. 업계에선 빠르면 내년 2월 E100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처= 쌍용자동차

쌍용차가 내놓을 또 다른 회생 카드로 첫 전기차를 들 수 있다.

쌍용차는 내년 초 준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를 갖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는 이미 현대자동차그룹 뿐 아니라 수입차 업체들도 최근 국내에 활발히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쌍용차에게 획기적인 반전책이 되긴 어렵다.

다만 쌍용차가 기존 국내 전기차 라인업에 없는 준중형 SUV 형태의 전기차를 내놓을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된다. 또 쌍용차는 해당 모델에 처음으로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국내 차량 가운데 자율주행 3단계를 구현한 모델은 없다.

쌍용차가 이 전기차 모델의 상품성을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을 경우 내연기관차 신차의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과는 차별되는 시장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차 전략의 일환으로 전동화, 자율주행 등 분야 기술력을 고도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채권단을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이 쌍용차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볼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다는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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