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18일 15% 이상 급락하는 등 저가항공사(LCC)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LCC가 전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라는 것이 알려지며 투자자들이 급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LCC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해외 여행이 재개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종목 중 하나로 꼽혔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돼 진에어는 연초부터 지난 17일까지 84.06% 상승했고, 같은 기간 제주항공(37.53%) 티웨이항공(27.68%) 에어부산(11.63%) 등도 올랐다.
하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에어는 15.94% 내린 2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티웨이항공(-7.58%) 제주항공(-4.38%) 에어부산(-0.97%) 등도 전일 대비 하락했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전날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3곳이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부분 자본잠식이란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며 자본금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자본금이 바닥나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진에어는 올 1분기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288억원) 대비 적자폭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진에어의 자본총계는 259억원으로, 자본금 450억원보다 적어지며 42%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의 자본잠식률은 34%, 제주항공은 29%였다. 국토교통부는 1년 이상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고, 2년 이상 지속되면 사업자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의 경우 자본 확충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돼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며 "앞으로의 주가는 자본을 어떻게 확충할 것이냐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24년은 돼야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는 해외 물류 운송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물류 운송망이 없는 LCC는 국내 여객 수요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적자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올 초 항공업계에 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자금 지원 등을 위한 실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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