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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맥쿼리자산운용이 다시 수세에 몰렸다. 내년 3월 감독이사 선임 안건으로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기관투자자들 중심으로 맥쿼리에 대한 보수 인하 요구가 다시 확산되고 있어서다. 최근까지 맥쿼리를 거세게 몰아쳤던 플랫폼파트너스는 연말까지 새 펀드를 추가 결성, 맥쿼리 지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맥쿼리 자산운용은 지난 9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과 맥쿼리인프라펀드(MKIF) 운용권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쳤다. 당시 플랫폼파트너스는 31.1%(1억800만주 가량)의 표를 받아 운용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보수 인하에 대한 당위성을 시장에 전달하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펀드의 내년 정기주총 때 정순원 전 한국은행 금통위원을 감독이사로 추천하고 선임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올해 말까지 500억원 이상의 블라인드 펀드를 추가 결성해 맥쿼리인프라 등 기업가치 개선 여지가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다.
플랫폼은 원래 올해 말 청산 예정이었던 1~7호(6호 제외) 펀드도 최근 개방형으로 전환하며 만기를 없앴다. 플랫폼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 주총 안건이 부결된 이후 액티브인프라(행동주의 펀드) 자금 유입이 늘어났다"며 "보수 인하의 정당성과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공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 재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업계에선 맥쿼리의 추가 보수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맥쿼리인프라 주주인 한 자산운용사는 "맥쿼리인프라 지분을 블록딜로 팔라"는 한 증권사의 제안을 받기도 했다.
최근 연기금과 외국인 매수세도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19일 주총 이후 연기금은 맥쿼리인프라를 414만505주 샀다. 특히 이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100만주, 11만주, 10만주 단위로 블록딜 매수해 보수 인하 등 추가적인 상승 여력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도 24.71%에서 25.04%로 늘었다. 금액으로 치면 약 108억420만원 규모다.
이에 힘입어 주총 이후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9020원에서 이달 9450원으로 훌쩍 오르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맥쿼리인프라 주가 추이 |
또 최근 맥쿼리가 공개한 호주 인프라펀드의 보수 수준도 국내 보수 인하에 대한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 호주 맥쿼리그룹은 지난 8일 호주에서 운용하는 인프라펀드 더인프라스트럭처펀드(TIF) 운용을 낙찰, 보수 수준을 공개했는데 기 자산의 경우 운용보수는 연간 0.49%, 성과보수는 기준수익률(8%) 초과분의 10% 수준이다. 반면 국내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운용보수 연간 1.2%, 성과보수 기준수익률 8% 초과분의 20%다. 호주 현지에 비해 국내 보수가 두 배 이상 높다.
이에 TIF와 맥쿼리인프라에 동시 투자 중인 국내 한 연기금은 맥쿼리인프라의 보수가 높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내년 주총 전까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맥쿼리 지분을 들고 있는 국내 한 연기금 관계자는 "한국의 맥쿼리인프라펀드 보수가 높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초 주총이 예정돼 있는 만큼 시장에서 보수인하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커질 것 같다. 우리도 지난 주총에선 자산운용사 변경에 따른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내년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맥쿼리자산운용은 지난 8월 인하 이후 추가적인 보수조정에 대한 검토는 현재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맥쿼리자산운용 관계자는 "보수인하 계획은 일종의 미공개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공시되기 전까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