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북핵 문제 등 부채상환 능력의 돌발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4일 기준 0.32%포인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1월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DS란 두 회사가 특정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금융 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의 하락은 금융시장에서 한국 국채가 부도날 위험을 낮게 본다는 뜻이다. 2008년 10월 6.9%포인트대로 치솟았던 이 프리미엄은 지난해 9월 0.3%포인트대로 떨어진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불안 요인이 완화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미국과 북한의 2차 정상회담 추진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압력으로 작용하는 북핵 위협이 줄어든 데 힘입었다는 평가다.
주요 경기지표 부진과 별개로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등 달러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좋아진 것도 한국의 신용을 떠받치고 있다. 한국의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055억달러(약 458조원)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완화 기대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전망 역시 한국과 같은 신흥국의 부도위험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 성장률은 떨어졌지만 재정과 외환 분야에선 건전성이 개선됐다는 국제 금융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해외에서 발행하는 한국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 한국중부발전 등 국내 7개 기업은 해외에서 36억9000만달러(약 4조15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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