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달까지만 해도 내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점쳤던 월가의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나서 주목된다.
3년물과 5년물 일드커브의 역전과 함께 2년물과 10년물 일드커브 역시 11년래 최저치로 좁혀진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달러화에 대한 전망 역시 우울하기는 마찬가지. 역사적으로 침체 신호로 통하는 일드커브의 역전이 달러화를 강타할 것이라는 경고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 스왑 거래에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2019년 말과 2020년 초 사이 연준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에 적극 베팅하고 있다.
연준 정책자들이 긴축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한 시기에 투자자들은 실상 통화완화 정책이 전개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는 얘기다.
스왑 거래는 2020년 중반까지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5%로 전망하고 있다. 제한적인 수치이지만 월가의 정책 향방에 대한 전망이 급변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이는 일드커브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트레이드웹과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날 장중 2년물과 5년물의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0.45bp(1bp=0.01%포인트)로 전날 역전된 뒤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2년물과 3년물 수익률 스프레드 역시 마이너스 0.10bp를 기록, 200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이 발생했다.
채권시장 트레이더들이 특히 주시하는 2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장중 10bp이하로 좁혀진 상황.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블릭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불과 며칠 사이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시장 심리가 충격적일 정도로 급변했다”며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벌이기로 했지만 내년 실물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채권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달러화에 대한 전망도 잿빛이다. 일드커브의 도미노 역전 현상이 연준 정책자들의 긴축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 비관론자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장중 엔화에 대해 0.7% 가량 하락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0.2% 내렸다.
캘리포니아 소재 실리콘 밸리 은행의 민 트랭 외환 트레이더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뿐 아니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며 “달러화 상승이 힘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