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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업계 리더들이 본 '블루보틀 신드롬'

입력: 2019- 05- 10- 오전 12:23
커피업계 리더들이 본 '블루보틀 신드롬'
커피업계 리더들이 본 '블루보틀 신드롬'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국내 1호점이 개장한 3일 오전 고객들이 성동구 블루보틀 성수점에 줄을 서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일주일째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두 가지다. “입장 성공하셨어요?” 또는 “이게 그럴 일인가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 얘기다. 서울 성수동 상륙 일주일째. 아직도 1~2시간은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 ‘카페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왜 사람들은 3~4시간씩 줄을 서서 이 파란병에 열광할까. 커피 시장은 어떻게 될까. ‘블루보틀 신드롬’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대한민국 커피 산업을 지난 20년간 이끌어온 4대 브랜드의 최고경영자(CEO)와 2명의 커피 칼럼니스트의 인터뷰를 토대로 분석했다.

(1) 마케팅, 영리했다.

블루보틀의 개점 첫날 매출은 약 6000만원이었다고 한다. 전 세계 블루보틀 매장 70여 곳의 기록을 한국 1호점이 갈아치웠다. 국내 유명 카페라도 한 점포에서 하루 매출이 400~500만원을 넘지 못한다. S사도 불가능했다. 블루보틀은 1년간 ‘티저 마케팅’을 했다. 온다고 했다가 안온다고 했다가, 1호점의 위치도 여러 군데 뜸을 들였다. 이 시간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커졌다. 이에 맞춰 줄서게 하는 마케팅도 성공했다. 1층과 지하 1층의 공간을 쓰면서 지상에는 로스팅 공간을 보여주고, 지하에 커피바와 카페 공간을 살짝 묻어놨다. ‘기다림의 미학’을 앞세워 입장 인원을 철저히 제한했다.

황금연휴를 앞둔 3일 오전을 택한 것도 전략적으로 영리했다는 평가다. 10~30대들은 자신이 꾸밀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으로 뚝섬역 앞을 향했다. 기다림 끝에 들어간 이들은 1인당 3~4잔의 커피를 마시고, 30~40만원어치의 제품을 사들고 나왔다. 3일부터 6일까지 연휴 기간 동안 블루보틀 로고 앞에 서서 찍은 인스타그램 ‘인증샷’은 약 20만 건. 블루보틀은 개점 이벤트 자체를 ‘5월의 축제’로 만들어 커피 이상의 경험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2) 공간은 물음표

카페 공간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누군가에겐 독서실로, 누군가에겐 사무공간으로 생활 속 습관이 된 한국의 카페 문화에 블루보틀은 철저히 ‘노 콘센트, 노 와이파이’ 전략이다. 커피와 사람에만 집중하라는 얘기다. 블루보틀은 2015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전통적인 건축 양식,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만나 더 세련되게 진화한 브랜드다.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미국에서 10여 년 전에 통했던 ‘공장 개조형 인테리어’를 고집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반신반의다. 습관이 이길 것인가, 컨셉이 이길 것인가.

(3) 커피 맛은 “100일 뒤에”

커피 맛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월드 챔피언 바리스타가 탄생한 한국이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A브랜드 대표는 “한국에서 맛있으면 세계에서 통하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은 커피 맛보다는 브랜드 소비를 하기 위해 달려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시간을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싱글 오리진 등의 드립 커피의 맛에 대해서는 7명 중 4명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지브롤터, 뉴올리언스 등의 시그니처 메뉴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좋다는 반응이었다. 일반 우유가 아니라 매일유업의 프리미엄 우유인 상하목장 우유를 쓰면서 라테 메뉴에 대한 평가는 호평이 많았다. 다만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굿즈(MD상품)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커피 맛에 대한 충성도가 생길 지에 대해서는 3개월 정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4) 커피업계를 자극한 건 ‘무한 친절’

블루보틀이 커피업계를 자극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창업자와 CEO가 첫날부터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직접 나눠주는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들을 3~4시간씩 줄 세웠지만 직원도, 손님도 찡그리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줄을 오래 섰지만, 카페에 들어가선 감동적이었다”는 후기도 있었다. C브랜드 대표는 “일본에서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오모테나시 문화’를 흡수해 한국에 가져왔다”며 “블루보틀이 미국 브랜드라기보다 일본 브랜드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대기 손님의 패턴까지 철저히 계산해 소비자와 교감했다”고 평가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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